'은퇴 심경' 박한이, "나 때문에 딸이 상처받을까 제일 걱정됐다" [오!쎈 인터뷰]②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10.13 18: 02

2019년 5월 27일. 야구계에 믿기지 않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박한이는 이날 아침 자녀를 등교시킨 뒤 귀가하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현장 출동 경찰이 매뉴얼에 따라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065%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다. 사건 경위를 전달받은 구단 측은 이날 곧바로 KBO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박한이는 고심 끝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로서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위해 은퇴를 결심했다. 

박한이 /what@osen.co.kr

당시 그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럽게 그라운드를 떠나게 돼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하다. 많이 뉘우치고 후회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가족들이 더 걱정이었다. 나 때문에 딸이 상처받으면 어떡할지 걱정이 됐다. 어릴 때 아픈 기억이 오래간다고 하지 않는가. 딸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팬들도 예상치 못한 은퇴 소식에 충격이 적지 않았을 텐데. 
▲내가 은퇴한 뒤 많은 분께서 눈물을 흘렸다는 말에 죄송한 마음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요즘도 나를 알아봐 주시는 팬들께서 '다시 선수로 복귀해 1,2년만 더 하면 안 되겠냐'고 하시는데 나는 이미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나 스스로 용납할 수 없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팬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박한이 /what@osen.co.kr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했던 은퇴 시점은 언제인가. 
▲이 사건이 아니었다면 올해가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다. 프로 데뷔 후 20년간 선수로 뛴 뒤 그만두려고 했었다. 은퇴 시점이 조금 앞당겨졌다고 믿고 싶다. 세상사는 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아마추어 대상 재능기부 활동도 많이 해왔다고 들었다. 
▲지난해 아마추어 야구팀에 가서 조금씩 도와줬는데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세로 가는 게 조심스럽다. 본의 아니게 피해 줄까봐 차마 못 가겠더라. 코로나 사태가 완화된다면 언제든지 재능기부에 나설 생각이다. 
-언젠가는 지도자로 복귀하길 바라는 이들이 아주 많다. 준비는 잘하고 있는가. 
▲올해 일본 모 구단에서 지도자 연수 과정을 밟을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무산됐다. 일본어 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고 지도자 관련 자격증도 준비 중이다. 선수 생활은 끝났지만 야구인생 2막은 시작해야 하니까. 
-꾸준함의 대명사, 착한이, 삼성 밖에 모르는 바보 등 애칭이 다양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다 마음에 든다. 팬들께서 지어주신 소중한 애칭 아닌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팬들께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 게 가장 죄송하고 아쉽다. 내 잘못을 많이 뉘우쳤고 이제 풀어나가는 입장에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올해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내년에 더 잘할 수 있도록 질책보다 격려를 부탁드린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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