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직 넘버 10’ 롯데는 소멸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13 11: 10

트래직 넘버가 엄습했다. 이제는 롯데의 올 시즌을 평가 받을 위치에 처했다.
롯데는 지난 한 주를 2승4패로 마무리 했다. KT, 삼성과 만나 모두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5연승의 기세는 대폭 꺾였고 5위권을 바짝 추격해야 하는 시점에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65승62패1무(승률 0.512). 5위 두산(70승57패 4무 승률 0.551)과 승차는 5경기. 
롯데의 잔여 경기가 16경기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5경기의 승차는 극복하기 버거운 격차다. 지난 주 부진으로 5강에서 멀어지면서 5강 탈락 트래직 넘버는 10이 됐다. 5위 두산이 잔여 13경기를 전패 한다고 가정했을 때 70승70패 4무, 승률은 정확히 5할이 된다. 롯데는 6승10패를 한다면 최종 성적은 71승72패 1무가 된다. 두산이 전패를 하더라도 뒤집을 수 없다.  

롯데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rumi@osen.co.kr

롯데는 남은 16경기에서 7승9패를 거둬야 72승71패 1무로 두산을 제칠 수 있다. 이 역시 두산의 전패를 가정한 수치다. 아이러니하지만 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그러나 두산이 전패를 한다는 실현 불가능한 가정이기에 현실적인 거리감은 더욱 크다. 두산이 승리를 할 경우에는 트래직 넘버는 자연스럽게 1씩 소멸된다. 롯데가 승리를 해도 소멸 속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두산이 승리하고 롯데가 패하면 트래직 넘버는 한꺼번에 2가 사라진다. 
성민규 단장-허문회 감독 체제에서 시작된 첫 번째 시즌이다. 여러 우여곡절들이 있었지만 지난해 최하위에서 5강 경쟁을 하는 팀이 됐다. 향후 16경기 결과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2017년 이후 5할 승률에 복귀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다. 올 시즌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5강 경쟁을 펼쳤다. 
‘초보’ 허문회 감독의 지도 아래 롯데는 지난해 압도적인 최하위로 떨어지면서 팀을 휘감았던 패배 의식을 벗어던졌다.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유쾌한 덕아웃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현장에서의 승부처 선정 시점, 프런트와의 소통 부문에 대한 평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불협화음 등은 향후 재고의 여지가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아직 롯데의 2020년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 주 2위 LG, 1위 NC를 차례대로 만나는 험난한 일정이다. 대신 두 팀을 상대로 모두 상대전적에서 밀리지 않았다. LG를 상대로는 7승6패, NC를 상대로는 5승6패, 모두 5할 승률 안팎의 상대 전적을 거뒀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가 한 주의 시작과 마지막을 담당하는 이번 주다. 에이스의 등판이 두 차례나 예정되어 있다는 점은 롯데로서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 주 보여준 타선의 기복과 투수진, 특히 불펜진(ERA 8.24)의 난맥상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트래직 넘버의 소멸을 막을 수 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