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에게 야구인은 게임 캐릭터인가? 손혁은 말하라 [오!쎈 이슈]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10.14 14: 02

 누가보더라도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 과정은 비상식적이다. 그래서 그를 사퇴로 몰아간 힘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언론들은 그 힘의 실체를 허민 이사회 의장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야구인들을 중심으로 허민 의장이 야구를 사유화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게임사업으로 큰 돈을 번 허민 의장의 각별한 야구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운영하면서 많은 돈을 투자했다. 시즌을 마치자 코치들에게 1000만 원의 보너스를 줄 정도로 통도 크다. 진짜 프로야구단을 갖고 싶었을 것이다. 이장석 구단주의 구원등판 요청에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으로 입성했다.  
야구인들의 말하는 사유화의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중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직접 던졌고, 시즌 중에는 2군 구장에서 선수들을 상대로 라이브배팅을 했다. 설령 코치진이 요청을 했다고 해도 '직장 갑질'이라는 말을 듣기 쉽상이다. 일반 사회인 야구인이 실전 등판을 요구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언론들은 이 때문에 허민 의장을 비롯한 고위층들이 시즌 중 다양한 형태의 간섭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더욱이 감독대행 선임 과정에 더욱 야구인들이 공분하고 있다. 감독이 물러났다면 홍원기 수석을 대행으로 앉히고 시즌을 소화하는 모양새가 좋았다. 다음에 자신이 원하는 감독을 앉히면 된다. 
그러나 35살의 전력분석원을 내세웠다. 이런 식의 인사는 선수들에게 영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야구인들은 파격이 아니라 횡포이자 멸시라고 말한다. 감독, 코치, 선수가 마치 게임의 한 캐릭터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자신이 게임의 플레이를 하고, 캐릭터는 그때 그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면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대목은 일부 야구인들의 자세이다. 손혁 전 감독도 무관치 않다. 사퇴 과정은 물론 감독의 위치에서 비상식적인 일을 당했다면 모두 밝혀야 한다. 남은 연봉을 보전받고 입을 닫는다면 야구인의 도리가 아니다. 소상히 밝혀야 야구인들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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