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가 2도 정도만 높았더라면..."
박용택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2-1로 앞선 7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정주현의 대타로 등장해 우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이 적시타에 힘입어 팀은 6-2로 승리를 거뒀다.
유독 사직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던 ‘사직택’ 다운 화려한 피날레였다. 승부처 상황에서 타석에 섰다. 2-1로 살얼음 리드를 안고 있던 7회초 2사 1,2루에서 정주현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서준원과 상대를 했다.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양석환이 번트 실패 이후 삼진, 유강남 역시 삼진을 당하면서 기회가 무산될 위기였다. 박용택은 침착했다. 서준원의 초구, 2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지켜보며 2볼의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3구 째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온 149km 패스트볼을 통타해 우측 담장 상단을 때리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냇다. 150km의 육박하는 강속구에도 밀리지 않고 제대로 된 노림수로 홈런성 타구를 만들었다. 10월 이후 대타 타율 5할4푼5리(11타수6안타)의 강렬했던 기세를 이어갔다.
이후 대주자 구본혁과 교체되어 덕아웃으로 들어왔고 3루쪽에 위치한 LG 원정팬들의 환호에 헬멧을 벗어 답했다. ‘사직택’다운 화려한 피날레였다.
경기 후 박용택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좋았던 기억이 많은 사직구장이었는데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를 한 것 같다. 사직구장만 오면 집중이 잘 됐다”면서 “탄도가 2도 정도만 높았어도 좀 더 멋있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익수 키는 무조건 넘는다고 생각했고 넘어가냐 안 넘어가냐의 느낌이었다. 담장 상단 쇠에 맞는 소리가 났다. 나도 모르게 아쉬워하는 액션이 나온 것 같다”면서 웃었다.
이어 “사실 타석에 들어서면서 포수 (김)준태에게 ‘형 사직구장 마지막 타석이다’고 농담을 던졌다”면서 “잘 치고 싶었고 마지막까지 좋은 기분을 갖고 돌아가고 싶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고 팀도 이겼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사직구장 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롯데가 준비한 고별 행사에 감사 인사를 전한 박용택이다. 특히 유관중에서 받은 첫 고별 행사다. 그는 “많은 분은 아니지만 박수를 받고 하니까 훨씬 낫더라. 관중이 많았을 때 그런 행사를 했으면 뭔가 찡하고 더 와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LG는 2위를 탈환하고 다시 잠실 홈으로 돌아간다. KIA와의 3연전을 준비한다.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서 하루빨리 2위 혹은 더 높은 순위에서 마무리 짓기를 바라고 있다. 박용택은 “역대급 순위 싸움이다. 이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 대타로 나서고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든지 내가 할 수 있는 100%로 나서기 위해 준비를 잘 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