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대폭발, 삼각 트레이드 평가 역전…삼성이 승자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0.21 09: 02

 김동엽(30)의 잠재력 폭발과 함께 삼성이 삼각 트레이드의 승자로 떠올랐다. 
지난 2018년 12월 KBO리그는 최초의 삼각 트레이드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삼성이 포수 이지영을 키움으로, 키움이 외야수 고종욱을 SK로, SK가 외야수 김동엽을 삼성으로 보내는 삼각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트레이드에 보수적인 KBO리그에 전례없는 삼각 딜. 향후 트레이드 손익 계산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키움과 SK는 지난해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박동원과 주전 포수 업무를 분담한 이지영은 106경기 타율 2할8푼2리 1홈런 39타점 OPS .833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시즌 후 3년 총액 18억원에 키움과 FA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삼성 선두타자 김동엽이 안타를 날리고 강명구 1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SK도 고종욱이 팀에 부족한 정확성과 기동력을 더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137경기를 뛴 고종욱은 타율 3할2푼3리 3홈런 56타점 76득점 31도루로 활약하며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SK는 시즌 막판 정규리그 1위를 놓쳤지만 창단 최다 88승을 올렸다. 
반면 김동엽을 데려온 삼성은 암울했다. 지난해 60경기에서 타율 2할1푼5리 42안타 6홈런 25타점 OPS .603에 그치며 2016년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195타석 47삼진으로 선구안에 문제점을 드러냈고, 삼성은 8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4회초 삼성 선두타자 김동엽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하지만 올 시즌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눈에 띄지 않았던 김동엽이 드디어 삼성이 기대했던 잠재력을 폭발한 것이다. 크로스 스탠스에서 오픈 스탠스로 타격 폼에 변화를 줬고, 8월 1군 복귀 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당시 그는 “결과를 떠나 공을 더욱 잘 보기 위해 오픈 스탠스로 바꿔봤다”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주변에서 좋은 말씀으로 도와주신 게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이후 3개월째 꾸준히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새 규정타석까지 진입한 김동엽은 시즌 110경기 타율 3할1푼8리 127안타 20홈런 74타점 OPS .877을 기록 중이다. 삼성 팀 내 최다 홈런으로 2년 만에 20홈런에 복귀했고, 데뷔 첫 규정타석 3할 타율도 눈앞이다. 8월 이후 타율(.367) OPS(1.020) 모두 리그 전체 3위 기록. 삼성의 새로운 4번타자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타격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도 안정됐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송구에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타구를 쫓아가고 캐치하는 능력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전혀 안 처진다. 센스도 있고, 주력도 좋고, 포구 능력도 준수하다. 김동엽이 외야 수비를 나가면 팀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골고루 해줄 수 있다”며 “내년에 훨씬 좋은 그림이 그려진다”고 기대했다. 
2회초 삼성 선두타자 김동엽이 솔로홈런을 날린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김동엽이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삼성이 삼각 트레이드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 이지영은 올해도 3할대(.304) 타율로 활약하고 있지만, FA 투자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고종욱은 올해 타율 2할6푼6리 3홈런 25타점 OPS .656으로 부진하고, 2시즌을 추가로 뛰면 FA가 된다. 반면 김동엽은 FA까지 5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서비스타임까지 감안하면 삼성이 웃을 수밖에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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