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감독의 실패와 성찰 “프런트와 소통의 중요성 깨달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10.23 11: 02

올 시즌 사령탑에 오른 초보 감독들의 행보는 힘겹다. 손혁 전 키움 감독은 시즌을 12경기 남겨두고 구단 고위층과 불화로 사퇴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8위가 유력하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포스트시즌 탈락이 결정됐다. 
팬덤이 리그 둘째라면 서러운 롯데의 사령탑, 지난 오프 시즌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던 허문회 감독은 “초보라서 실수가 많았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팀 운영을 놓고 프런트와 파열음을 드러내기도 했던 허 감독은 “구단과 소통을 많이 하겠다. 소통의 길이 열려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2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그는 “많은 것이 스쳐 지나갔다. 초보 감독이고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준비를 더 잘해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내년 시즌 재도전을 약속했다. 

허 감독은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시즌 초반에 안정적인 선수 관리와 체력 관리에 신경썼고, 8월부터 승부에 들어갔다. 그러나 ‘치고 올라간다’는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 감독의 판단 실수도 있었다. 
허 감독은 “작전도 그렇고, 투수 교체 타이밍도 최고로 어려운 것 같다. 상황 상황 판단이 어렵다. 초보라서 처음부터 실수를 많이 한 것 같다. 내년에는 그런 실수가 없도록 코치와 소통하고, 구단과도 소통을 많이 하겠다. 감독 혼자 다 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의 길이 열려야 더 잘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생각을 밝혔다.
시즌 초반 포수 지성준의 기용, 임시 선발로 2군 투수 콜업, 선수단 운영을 놓고 성민규 단장과의 이견, 주도권 싸움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석환 대표이사가 시즌 도중 언론 인터뷰를 자청해서 구단 내부의 이견을 인정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감독 스타일은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올드스쿨 감독보다는 세이버메트릭스 등 세밀한 데이터를 활용한 프런트 야구와 소통하는 감독상으로 바뀌고 있다. 최종 결정은 감독은 내리지만, 결정하기까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점이 중요시되고 있다. 
어느 조직이든 내부 이견이 없을 수는 없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이견을 서로 조율하고, 원활한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조직이 우승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현장의 감독과 프런트의 단장이 힘겨루기를 해서 잘 될 일은 없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시행착오를 겪은 허문회 감독이 2년차에 어떻게 팀을 이끌지, 첫 해 실패에서 배운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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