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마무리 라이언 킹' 이동국, 가족 이야기에 '눈물' [오!쎈 전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0.10.28 12: 30

“안 울려고 했는데… 망했어요”.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이 은퇴기자회견을 열었다.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이동국은 선수 생활 마무리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동국은 선수 은퇴를 선언하는 순간에도 재치 있었다. 프로 선수 생활만 23년을 보낸 그는 웃음과 눈물이 함께 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동국이 기자회견을 하기 전 전북 백승권 단장은 “이동국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기 때문에 전북 현대도 있었다. ‘라이언킹’은 영원이 간직될 것으로 믿겠다”라며 울먹였다. 구단과 선수가 함께 만들어간 시간을 되돌아 보며 보인 눈물이었다. 
국가대표부터 전북까지 20년 가까운 시절을 함께 한 전북 김상식 코치도 “10년 넘는 시간 동안 년째 같이 지내고 있다. 형 동생 사이로 지내다가 코치님으로 해서 불편했다. 다시 형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 동료이자 친구 가족처럼 지내왔다. 앞으로 변치 않을 것이다. 20년 세월 동안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오랜시간 축구선수로 생활한 이동국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축구 선수 중 가장 오랜시간 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눈물이 나왔다. 
이동국은 “아버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인도 은퇴하신다고 말씀 하셨다. 프로 선수 생활만 23년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버님이 항상 함께 하셨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버지 이야기에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울음을 참던 이동국은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물을 마시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감정을 추스린 그는 “프로 23년이라고 하지만 축구 시작할 때부터 뒷바라지 하셨다. 30년 넘었다. 가슴 찡했다”라고 어렵게 말을 이었다.
“안 울려 했는데. 망했어요”라며 적막한 가운데 분위기를 바꾸는 멘트로 취재진을 안심시킨 이동국은 “부모님한테 고생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부모님 얘기만 하면 눈물이 난다”라며 지금의 이동국을 뒷바라지한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동국은 보기드문 효자다. 그의 부모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경기장을 찾아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신다. 마지막까지 농담도 건넨 그였지만 부모님과 가족에게 항상 고마움을 갖는 남자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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