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자 한다면...".
이동국은 28일 소속팀 전북 현대의 홈구장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다음달 1일 전북의 8번째 리그 우승이 걸린 대구 FC와의 경기를 끝으로 축구화를 벗는다. 은퇴 뒤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동국이 은퇴를 결심한 계기는 최근의 무릎 부상 경험이었다. 그는 “부상 때문에 은퇴하는 건 아니다. 지금은 몸상태가 아주 좋다”고 입을 뗀 뒤 “다만 장기 부상을 입은 뒤 긍정적이던 예전과 달리 조급해하는 스스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몸이 아픈 건 괜찮지만 정신이 나약해지는 건 참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에 대한 질문에 눈물을 보였던 이동국은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짧은 인터뷰서 다시 한번 속내를 털어 놓았다.
이동국은 은퇴 기자회견을 한 뒤 일정에 대해 "오늘 운동 있어요. 마지막 경기 해야죠 "라면서 "(김상식)코치님께서 데리러 오셨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저희 코치님 만약 내년에 감독 되면은 1년 더하려고 했는데 선수로 있으면 서로 껄끄러울 것 같아서 은퇴하는 것도 있다"며 입담을 뽐냈다.
선수들에게 은퇴 소식을 전한 뒤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은퇴 후 지내야 할 평범한 삶에 대해서도 부담을 숨기지 않았다.
울산전을 앞두고 구단과 코칭 스태프에게 먼저 은퇴 의사를 밝혔던 그는 울산전서 다른 결과를 얻었다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에도 "각본처럼 흘러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도자 생활 계획에 대해 그는 "만약 지도자가 된다면 첫 시작이 어디냐고 하면 아마 여기(전북)가 되지 않을까"라면서 "구단 직원들까지도 정이 많이 들어서 그냥 한 가족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치님'이 아닌 '형'으로 불러 달라는 부탁을 전했던 김상식 코치는 "앞으로 항상 응원한다. '라이언 베이비'라고 놀렸지만 너는 항상 '라이언킹'으로 저리 잡고 있다. 너랑 같이 했던 시간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