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벅찰 것 같아요.”
NC 다이노스의 정규시즌 1위 등극의 이유 중 하나로 그동안 정체됐던 영건 투수진의 눈부신 성장도 숨어있었다. 전반기에는 좌완 구창모가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의 특급 성적으로 팀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구창모가 비록 부상으로 전반기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지만 후반기 새로운 영건이 등장했다. 바로 2년차 송명기(20)다.
송명기는 올 시즌 36경기에서 9승3패 평균자책점 3.70의 성적을 남기며 1군 무대에 빠르게 정착했다. 특히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에는 12경기 8승3패 평균자책점 3.54로 구창모의 역할을 대신했다. 정규시즌을 선발 6연승으로 마감했다. 영건 성장에 목말랐던 NC에서는 송명기의 성장과 선발 전환 성공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구창모 이탈 이후 다소 주춤했던 NC의 승수 페이스도 송명기가 합류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이동욱 감독 역시 틈 날 때마다 “후반기에 송명기가 선발 자리에서 담대하게 자신의 공을 던져주면서 팀도 에너지를 얻었다”고 칭찬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나무랄 데 없다. 지난해 단 2경기에 불과했던 자신의 입지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1위 하는 팀에 있어서 신기했고 우승 확정 당시에 너무 기뻤다. 사실 팀에 도움이 됐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내 기록을 보면 조금씩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사실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지난해에 비해서 완전히 만족한다. 운도 많이 따른 것 같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이제는 당당한 투수진의 한 축으로 생애 첫 가을야구를 맞이한다. 구창모의 복귀, 김영규 등 다른 영건 선발과의 경쟁 등으로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송명기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첫 가을야구가 최고의 무대인 한국시리즈다. 송명기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 그래도 그 감동의 순간을 기대했다.
송명기는 “만약 선발 마운드에 서게 된다면 가슴이 벅찰 것 같다. 어느 자리에서든지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하며 생애 첫 가을야구 무대를 기대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