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이 될 수도...” 허문회 감독이 바라본 1,2군 분할 운영…관건은 믿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30 09: 02

“2군을 믿는다. 2군 운영에 1군 감독이 관여하는 것은 갑질이 될 수 있다.”
성민규 단장 체제의 롯데 프런트, 그리고 현장의 허문회 감독은 올해 첫 시즌을 맞이했고 성적은 7위로 마무리 했다. 잔여 1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70승72패1무를 기록하며 잔여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5할 승률 달성이 무산됐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 성민규 단장으로 대표되는 롯데 프런트, 그리고 현장의 허문회 감독은 줄곧 불협화음을 일으켜왔다. 뜻을 같이해 손을 붙잡았지만 운영 부분에서 크고 작은 마찰을 빚었다. 그리고 이 사실이 자의든 타의든 외부로 알려지며 144경기 내내 곤혹스러운 환경 속에서 시즌을 겨우 끌고 왔다. 프런트와 현장의 방향성이 충돌하면서 소통 문제가 대두됐고 불신이 쌓이는 듯한 모양새다. 내부의 분열 양상이 썩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1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롯데 허문회 감독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ksl0919@osen.co.kr

그럼에도 롯데 역시 2021년 시즌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마무리캠프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앞서 언급했던 1,2군 분할 운영 방침에 따라 더 나은 2021년의 봄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에 착수했다. 허문회 감독은 코치진을 통해 아직 경험이 부족한 1군 잔류 인원들에게 내년 시즌을 위한 미션과 훈련 방법을 전달했다. 구단이 관리하는 2군 역시 현재 낙동강 교육리그를 치르면서 경험과 육성의 자양분을 쌓고 있다. 
1군으로 대표되는 현장과 2군 운영을 전담한 구단 사이의 소통이 더할나위 없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방향성이 결국 또 틀어지게 된다면 결말은 파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올해 한 시즌 동안 성민규 단장은 1군 현장의 운영은 전적으로 허문회 감독에게 맡겨왔다. 그 외 신인 선수 선발 및 2군 선수단의 육성 및 운영은 구단이 책임졌다. 상호 동의 하에 1,2군 분할 운영의 큰 틀을 유지했다. 
올해 1군 엔트리 변화의 시점에서 2군의 추천을 받았고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있었다. 허문회 감독은 구단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은 5강 탈락이 확정된 뒤, 자신의 올 시즌 실패를 인정하며 구단과의 소통에 더 충실하겠다고 반성한 바 있다. 그리고 2군으로 대표되는 구단을 향한 믿음을 강조했다.  
허문회 감독은 “2군을 믿는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1,2군 관리 시스템이다. 그러나 2군을 믿지 못하고 내 맘대로 선수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갑질이 될 수 있다”면서 “2군은 구단에서 관리를 한다고 이미 선을 그어놓은 부분이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믿어야 하고 믿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엔트리를 변화할 때 2군의 추천을 받았고 추천 받은 선수들을 더 눈여겨봤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배성근, 오윤석, 신용수, 강로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1군에 모습을 비춘 적이 있었고 2군에서의 성장을 허문회 감독 앞에서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추천 과정을 통해서 1군의 전쟁터에서 승리 확률을 높이는 선수들이 더 많아질 수 있고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허문회 감독의 생각. 구단 입장에서도 선수단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세대교체 속도도 단축시킬 수 있다. 결국 전제조건과 관건은 소통과 믿음이다. 올 겨울 롯데의 과제는 올 시즌을 반면교사 삼아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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