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훔치기로 퇴출된 감독, 1년만에 컴백…DET 새 사령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0.31 05: 35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불법 사인 훔치기를 방조한 죄로 메이저리그에서 퇴출됐던 A.J. 힌치(46) 감독이 1년 만에 컴백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디트로이트 구단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힌치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사인 훔치기 사건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를 당했던 힌치 감독은 월드시리즈 종료 후 징계가 풀리자마자 재취업에 성공했다. 
2017년 휴스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힌치 감독은 사인 훔치기를 방조한 죄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17년 휴스턴 선수들은 홈경기 때 외야에 설치한 카메라로 상대 사인을 훔친 뒤 덕아웃 옆 휴지통을 두들겨 타석의 타자에게 구종을 알려주는 편법을 썼다. 이 사건으로 휴스턴 선수단 전체가 메이저리그 공공의 적으로 전락했다. 

[사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구단 SNS

힌치 감독은 사인 훔치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진 않았지만 이를 알고도 묵인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월 사건을 조사한 사무국이 힌치 감독과 제프 르나우 단장에게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고,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는 두 사람을 즉시 해고했다. 
지난 28일 LA 다저스의 우승으로 월드시리즈가 끝나면서 힌치 감독의 징계도 해제됐고, 새로운 감독을 찾던 디트로이트가 발 빠르게 접촉했다. 29일 힌치 감독 면접을 마친 뒤 곧장 협상을 진행했다. 다년 계약에 합의해 일사천리로 선임 작업이 진행됐다. 
[사진] 2017년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기뻐하는 힌치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29일 토니 라루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기 전까지 힌치 감독을 후보군에 올려놓았다. 비록 사인 훔치기 사건으로 흠집이 나긴 했지만 휴스턴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힌치 감독의 인기는 뜨거웠다.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해야 하는 디트로이트는 휴스턴의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이끈 힌치 감독을 적임자로 봤다. 
현역 시절 포수로 빅리그 7시즌을 뛰었지만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힌치 감독은 31세 젊은 나이에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2009년 만 35세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으로 취임해 ‘최연소 감독’ 타이틀을 달았으나 성적 부진으로 이듬해 해고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카우트 부사장을 지내다 2015년 휴스턴 감독으로 다시 기회를 잡았다. 리빌딩 중이던 휴스턴은 힌치 감독 체제 첫 해 가을야구에 나갔고, 3년째 월드시리즈 우승 쾌거까지 이뤘다. 미국 명문 스탠포드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데이터 활용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명성을 쌓았다. 
힌치 감독은 휴스턴에서 5년간 481승329패 승률 5할9푼4리를 기록했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2019년 준우승, 3년 연속 지구 우승으로 성과를 냈다. 2년 연속 지구 최하위에 그치며 2015년부터 6년 연속 가을야구에 탈락한 디트로이트는 힌치 감독에게 리빌딩의 완성을 맡겼다. 힌치 감독은 2003년 선수로 디트로이트에서 1년을 뛴 인연도 있다. 
한편 힌치 감독과 함께 사인 훔치기 문제로 지난 1월 사임한 알렉스 코라 전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도 복귀설이 나온다. 코라 전 감독은 2017년 휴스턴 벤치코치로 선수들과 함께 사인 훔치기를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고, 사무국은 힌치 감독과 같이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2018년 보스턴 감독으로서 사인 훔치기 문제는 일부 리플레이 담당 직원의 일탈로 확인돼 혐의에서 벗어났다. 론 로니케 감독이 한 시즌 만에 물러나면서 코라 감독이 보스턴에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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