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왕' 인천이 쓴 또 한번의 잔류 드라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20.10.31 16: 55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가 각본 없는 잔류 드라마를 재현했다.
인천은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라운드B 최종전서 서울을 1-0으로 제압했다. 전반 32분 아길라르의 천금 결승골이 잔류를 이끌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승점 27을 기록, 최종전서 성남에 역전패한 부산(승점 25)에 강등 악몽을 선사하며 잔류를 확정지었다. 인천은 시즌 종료 2경기를 남겨두고 꼴찌를 전전했지만 부산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서울까지 물리치며 생존 본능을 발휘했다.

이로써 인천은 승강제가 도입된 2012년부터 9시즌째 1부리그에 남았다. 거의 매 시즌 살얼음판을 걸었다. 2014, 2016, 2019년에는 잔류 마지노선인 10위로 살아남았다.
인천은 이날 3-1-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무고사와 아길라를 필두로 정동윤 김준범 지언학 김준엽이 2선을 형성했다. 김도혁이 원볼란치로 나섰다. 스리백은 양준아 문지환 오반석이 구성했다. 골문은 이태희가 지켰다.
인천만큼이나 서울의 동기부여도 강했다. 전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서울 수비수 김남춘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해 승리를 다짐했다. 인천에 선제골을 내준 직후엔 선수들이 하프라인 근처에 모여 필승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인천의 출발은 쉽지 않았다. 전반 중반 오스마르와 조영욱에게 잇따라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며 위기를 넘겼다. 인천은 전반 32분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길라르가 좌측면을 돌파한 뒤 각도가 없는 곳에서 시도한 슈팅이 양한빈 골키퍼의 손을 스치며 서울 골문을 갈랐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1-0으로 앞선 후반 후반 17분 아길라르를 빼고 마하지를 투입하며 잠그기에 들어갔다. 공격력이 좋은 미드필더 아길라르를 대신에 수비력이 뛰어난 마하지로 1골을 지키겠다는 심산이었다.
인천은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이어 위기를 넘겼다. 서울의 파상공세를 몸을 던져 막아냈다. 서울은 종료 직전 골키퍼 양한빈이 공격에 가담했다 반칙을 가해 퇴장 당했다. 인천 수비수 오반석도 퇴장 당했다. 인천이 결국 1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또 한 번 잔류 드라마를 완성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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