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사랑한 외국인 선수였던 댄 스트레일리(롯데). 그리고 롯데 구성원 모두가 그와의 동행을 한 번 더 바라고 있다.
올 시즌 롯데의 효자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댄 스트레일리는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나고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스트레일리는 올해 31경기 15승4패 평균자책점 2.50(194⅔이닝 54자책점), 205탈삼진, WHIP 1.02, 퀄리티 스타트 21회 등의 특급 성적을 남겼다.
탈삼진 1위, 퀄리티 스타트 2위, 이닝 3위, 다승 공동 3위 등 투수 기록 전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KBO의 공식 기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가 측정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는 7.80으로 투수 1위에 올랐다. 에이스의 더할나위 없는 모습이었다. 또한 투철한 프로의식으로 무장해 자신의 몸 관리 노하우를 스프링캠프부터 국내 선수들에게 전수해주기도 했다.

마운드 위에서 압도적인 활약상과 함께 스트레일리가 1년 동안 롯데와 만든 추억은 성적보다 돋보인다.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포수 김준태의 표정에서 영감을 얻어 ‘김준태 티셔츠’를 직접 제작했고 팬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구단도 정식 마케팅 상품으로 판매했다. 9월에는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응원 도구인 짝짝이를 사비로 구입해 선수들에게 나눠줬고 한국 전통 타악기인 징까지 구입해 덕아웃에 배치하기도 했다. 비록 짝짝이와 징 모두 사용에 제재를 받았지만 짝짝이와 징이 만들어 낸 롯데의 분위기는 짧은 시간이나마 흥겨워졌다.

마운드와 덕아웃의 리더였던 스트레일리와 1년 계약은 이제 마무리 됐다. 스트레일리도 1년 간 롯데와 함께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듯 했다. 그는 출국을 하면서 자신의 SNS에 ”정신없던 한 해가 저물고 끝나면서 롯데 자이언츠 일원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의 경험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관중석에 팬들이 있어서 너무 기뻤고, 여러분들이 게임에 불어넣는 에너지를 보는 것이 행복했고, 저를 너무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롯데 파이팅”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만, 스트레일리의 감사 인사가 작별 인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구단과 선수, 팬들 모두가 사랑한 선수였다. 다음 시즌도 롯데와 스트레일리의 동행이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구단 역시 “당연히 잡아야 한다”고 재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선수의 메이저리그 복귀 의지가 있다. 앞서 메릴 켈리(애리조나),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등 KBO리그를 지배하고 유턴한 투수들의 사례와 기량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스트레일리를 향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스트레일리가 내년 역시 롯데와 함께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트레일리가 올 한해 롯데에 불어넣은 에너지와 리더 기질은 성적과는 별개로 팀이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 이유 중 하나였다. 스트레일리의 감사 인사가 영원한 작별 인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jhrae@osen.co.kr
![[사진] 스트레일리 개인 SNS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0/11/01/202011011539771961_5f9e5a0193f3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