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 이동국, "마지막 아닌 새로운 출발이라 슬프지 않다" [우충원의 유구다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0.11.01 18: 15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라 생각하니 행복하다”. 
전북 현대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2020 K리그1 27라운드 대구 FC와 경기서 멀티골을 터트린 조규성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전북은 K리그 최초 4연패와 대회 최대 우승(8회-2009, 2011, 2014, 2015, 2017, 2018, 2019, 2020)을 달성했다. 
역사상 첫 번째 4회 연속 우승이다. 이미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연패를 달성했던 전북은 다시 4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21세기 최고팀인 것을 증명했다. 
전북 코칭 스태프는 이동국에게 마지막 선물을 선사했다. 선발로 출전 기회를 줬다. 이동국은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특히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북 선수들은 이동국에게 기회를 몰아주려는 모습도 나왔다. 
이동국 역시 후반에 득점하고자 노력했다. 이동국은 후반 24분 이승기와 2대 1 패스 이후 왼발 슈팅, 1분 뒤에서 위협적으로 헤더를 돌리기도 했다.
이동국은 득점을 위해 뛰었고, 동료들도 그에게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결국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이동국은 K리그 548경기 22골 77도움이란 기록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K리그 최초 4연패, K리그 최다 우승(8회)의 불멸의 기록도 남겼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는 548경기, 228골로 압도적 통산 득점 1위다. 전북에서 164골로 가장 많이 넣었고, 포항 47골, 상무 15골, 성남 2골 순이다. FA컵에서는 28경기에 나서 13골을 기록했다. 국제클럽 대항전에서는 모두 39골(84경기)을 터뜨렸는데, 이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넣은 37골은 아시아 통틀어 1위다.
주장인 이동국은 선수단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은퇴식을 함께했다. 부모님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은퇴식이 열렸다. 전북 구단은 이동국의 대형 유니폼을 경기장에 선물했다. 또 헌정 영상을 통해 귀중한 시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전광판에는 그의 축구 인생이 새겨진 경기들이 지나갔다. 이동국은 크게 숨을 몰아쉬며 감정을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정 회장이 이동국에게 기념패를 직접 전달한 것은 물론 올해 출시된 미니벤을 선물하며 예우했다. 정 회장은 과거에도 벤을 선물하며 다둥이 가족인 이동국의 이동 편리에 도움을 준 바 있다.
구단도 이동국을 예우했다. 이동국의 등번호 2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팬을 의미하는 12번 외에 다른 번호가 영구결번인 것은 이동국이 최초다.
깜짝 놀란 순간도 있었다. 이동국의 오남매가 '걱정하지 말아요'를 직접 불렀다. 부모님도 그의 곁에 있었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단어 자체가 슬프다. 마지막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까 슬프지 않다. 은퇴식을 화려하게, 감동스럽게 만들어준 구단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목이 조금씩 멘 이동국은 "화려한 은퇴식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30년 넘게 축구 선수 아들을 뒷바라지한 부모님께 감사하다. 삶의 새로운 동반자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아내와 오남매들 태어날때부터 아빠가 축구 선수의 삶을 사는 것을 따라준 것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동국은 "오늘 그라운드에 들어오면서 20번이라는 유니폼을 보면서 울컥하고 더는 이동국이라는 20번을 볼 수 없다는 것에 대해 감격스럽다. 전북에 와서 얻은 것이 많다. 늘 뒤에서 응원해주시고 내 편이 되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선수들 뒤에서 늘 응원해주고 힘 넣어주는 팬들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울먹였다. /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