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에 짐을 빼주기 싫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2)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전 인터뷰에서 한국시리즈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후는 올 시즌 140경기 타율 3할3푼3리(544타수 181안타) 15홈런 101타점 OPS 0.921로 활약했다. 다만 시즌 막판 페이스가 떨어진 것은 아쉽다. 9~10월에는 43경기 타율 2할9푼9리(164타수 49안타) 1홈런 27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시즌 막판 일주일에 한 경기를 한 것은 고등학교 주말리그 이후 처음”라고 말한 이정후는 “실전감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 핑계다. 한 구 한 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추운 날씨를 고려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중립경기로 열린다.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면 다른 팀들이 고척돔에서 경기하는 것을 봐야한다.
이정후는 "우리가 지면 라커룸을 빼야한다. 짐을 계속 우리 라커룸에 두고 싶다. 깔끔한걸 좋아하는데 다른 팀이 더럽게 쓸까봐 걱정이다. 짐을 빼주기 싫다"라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이정후의 일문일답
▲ 어제 휴식이 도움이 됐는지?
- 하루 쉬었다고 실전감각이 나빠질 것은 없다. 오늘은 야간경기이다보니까 하루 넘게 푹 쉰 느낌이다. 재충전이 됐다. 우리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시즌 막판에 일주일에 한 경기 한 것은 고등학교 주말리그 이후 처음인데 솔직히 쉽지 않았다. 마운드와 투수의 거리가 멀어보인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건 다 핑계이고 우리는 내일이 없다. 공 하나 하나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 5위로 가을야구에 가게 됐는데?
- 시즌 최종전 이후 선수들이 모여 빠르게 인정했다. 가을야구를 준비해야하니까 우리가 부족했던 점과 처한 상황을 생각했다. 선수들끼리 운동하면서 올해 다시 잘해보자고 이야기했다. 해보자는 분위기가 크다.
▲ 포스트시즌 아직 홈런이 없는데?
- 포스트시즌에는 개인적으로는 부담없이 경기할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이기면 더 좋으니까. 그래서 일단은 홈런을 생각하고 치지는 않는다. 찬스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타격이 더 중요하다.
▲ LG전 성적이 좋다
- 특별한 이유는 없다. 매년 달라진다. 원래 LG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잘하는 팀이 매년 달라지는 것 같다. 그 팀과 했을 때 컨디션이 좋아지거나 잘 맞고 있을 때 만나서 그럴수도 있다. 켈리도 나보다 컨디션이 좋으면 못치는거고 내가 더 좋으면 치는거다. 그날 그날 상황마다 다르다. 그래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좋다.
▲ 오늘 날씨는?
-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그래도 해가 지면 추워질 것 같다.
▲ 오늘 잘해줬으면 하는 선수는?
- 다 잘해야겠지만 오늘 선발투수로 나가는 브리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으니까. 브리검이 팀 에이스로 부담감도 있을텐데 우리 타자들도 돕도록 노력하겠다. 완봉승했으면 좋겠다.
▲ LG가 박용택을 생각하며 동기부여를 하는데?
- 우리는 같이 오래 야구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캠프부터 준비했던 것이 끝날 수도 있기 때문에. 팀 전체가 지금 같이 오래 야구하자는 생각뿐이다.
▲ 김하성과 마지막일 수도 있는데?
- (김)하성이형은 알아서 잘하겠죠. 워낙 잘하는 형이니까. 형도 지금 각오가 남다르다. 어쩌면 진짜 마지막일 수도 있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 아버지의 조언은?
- 작년에는 해주셨는데 올해는 별 말씀 없으시다. 와일드카드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믿음이 커진 걸 수도 있다.
▲ 작년 두산의 고척돔 우승. 올해도 한국시리즈가 고척돔에서 열리는데?
- 우리가 지면 라커룸을 빼야한다. 짐을 계속 우리 라커룸에 두고 싶다. 깔끔한걸 좋아하는데 다른 팀이 더럽게 쓸까봐 걱정이다. 짐을 빼주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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