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대주자→주루사→PS 첫 타석→끝내기 안타, ‘깜짝 스타’가 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11.03 05: 25

신민재(24)는 2017년 11월까지만 해도 두산 소속이었다. 공익 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었다. 2017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LG는 군 복무 중인 신민재를 선택했다.
LG의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신민재의 장점은 빠른 발을 지닌 선수, 내야와 외야 멀티 플레이 가능, 근성과 투지가 있는 성품, 그리고 가능성이었다. 최고의 무기는 빠른 발이었다. 2018년 여름 군 복무를 마치고, 그해 마무리캠프부터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1군 데뷔해 대주자, 대수비로 주로 뛰었다 올해로 마찬가지 롤이다. 2019년에는 81경기에서 타석 수는 94차례, 올해는 68경기에서 32타석에 불과했다. 2년간 18도루, 실패 10개를 기록했다. 

연장 13회말 2사 만루 상황 LG 신민재가 끝내기 안타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LG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2-2 동점인 연장 12회말, LG는 선두타자 김현수가 유격수 쪽 느린 땅볼 안타로 출루했다. LG 벤치는 김현수를 빼고 신민재를 대주자로 투입했다. 연장 15회까지 있는 경기에서 주축 타자를 빼는 승부수였다.
잠시 후, 채은성의 잘 맞은 타구가 키움 2루수 러셀의 점프 캐치에 잡혔다. 짧게 스타트를 끊은 신민재는 재빨리 귀루하려 했느나 1루에서 더블 아웃이 됐다. 대주자로 내보냈는데, 주루사.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김현수를 빼고 빠른 발로 승부를 보려 했는데, 허무하게 찬스가 날아간 것. 
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1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연장12회말 무사 1루 LG 채은성의 라인드라이브 아웃때 1루 주자 신민재가 포스아웃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13회초 수비에서 중견수로 나갔다. 신민재는 외야 뜬공 타구 2개를 무난하게 잡았으나, 키움은 1점을 뽑아 3-2로 앞서 나갔다. 13회말, LG는 선두타자 이형종이 좌중간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오지환이 희생번트에 실패하고 1아웃. 김민성의 우전 안타로 1사 1,3루 찬스가 이어졌다. 유강남이 2루수 뜬공으로 2아웃이 됐다.
이천웅이 대타로 나와 2사 2,3루에서 천금같은 3루수 옆 내야 안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홍창기 타석에서 폭투가 나와 1루 주자가 2루로 뛰었고, 이후 키움은 자동 고의4구로 2사 만루 작전을 펼쳤다.
대주자로 교체 출장한 신민재에게 타격 기회가 왔다. 류중일 감독은 "양석환과 교체할까 생각을 하다가 말았다"고 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대주자로 출장한 신민재의 포스트시즌 첫 타석이었다.
2볼에서 신민재는 3구째 과감하게 휘둘렀고, 2루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가 됐다. 4시간 58분의 혈투를 끝내는 주인공이 됐다. 포스트시즌 타격 성적은 1타수 1안타 1타점이 됐다. 
데일리 MVP로 뽑힌 신민재는 "앞에서 (이)천웅이형이 살아나가줘서 나까지 기회가 왔다. (2사 만루에서) 포수가 공을 뒤로 빠뜨리면 경기가 끝나니까 변화구보다는 직구를 노렸다"며 "1~2구가 모두 높아서 비슷하면 치자고 했는데, 마침 좋은 공이 들어와서 칠 수 있었다. 2볼에서 칠 생각밖에 없었다. 처음 타석에 들어갈 때는 비슷하면 치는 것보다는, 지켜보자고 했다. 처음 2개의 공을 보고 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 후 동료들의 축하 세례를 받았다. 최고참 박용택은 격하게 포옹하기도 했다. 신민재는 "안 우는데 형들이 계속 울지 말라고 했다"며 "내일 선수들이 모두 쉴 수 있게 돼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orange@osen.co.kr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된 신민재가 상품권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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