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특별한 문제없이 정규 시즌을 무사히 끝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겨루는 포스트시즌에 들어갔다.
포스트시즌 첫 단계인 키움-LG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연장 13회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친 역대급 승부였다. 투수들의 호투로 1점차 승부가 이어졌고, 연장 13회 키움이 한 점을 뽑아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13회말 LG는 2아웃 이후에 동점타-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4-3 역전드라마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옥에 티는 있었다. 일부 몰상식한 팬들의 ‘육성 응원’이었다. KBO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따르면서, 가을 축제인 포스트시즌에는 정원의 50%까지 관중 입장을 확대 했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00 안팎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철저한 예방 수칙을 따르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의 허락을 받았다.

포스트시즌에서 응원은 응원단장이 마이크로 응원을 유도하고, 앰프로 응원곡을 트는 것 까지다. 관중들은 육성 응원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경기 도중 육성 응원을 하는 일부 팬들이 여기저기 나왔다. 잠실구장 전광판에는 공수 교대 때 수시로 육성 응원 자제를 알리는 안내 문구를 띄웠다. ‘비말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육성 응원은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 방송까지 했지만, 이기적인 행동을 막진 못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이 7회 대타로 등장하고, 키움측에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경기가 잠시 중단 됐을 때 LG 관중석에선 박용택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연장전으로 돌입하고, 밤 10시 이후에는 앰프 사용이 금지됐다. 주요 선수를 향해 일부 LG팬들이 이름을 외치며 파이팅하라는 응원 소리들이 나왔다. 적막을 깨는 ‘OOO 파이팅’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득점 찬스에서 적시타가 터질 때, 위기에서 실점을 막아내는 호수비 등 주요 상황에서 환호성을 지를 수는 있다. 다수의 팬들이 동시에 환호성을 지르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모두가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데, 특정 선수의 이름을 외치며 “OOO 파이팅”, “OOO 잘해라”라고 외치는 것은 볼썽사납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예방 수칙을 따라야 하는 상황에선 이기적인 행동이다. 군중 심리로 인해 한 사람이 외치면, 뒤따라 하는 꼬리를 물 수도 있다.
준플레이오프는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이다. 포스트시즌에선 2013년 이후 7년 만에 성사된 ‘잠실더비’다. 빅매치인 만큼 잠실구장은 정원의 50%인 1만 1600석이 매진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열기가 달아오를 때,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육성 응원’이 잇따라 나올까 염려스럽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