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GG' 바에즈 vs '거품 전락' 러셀, 2016 WS 우승 키스톤의 명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1.04 14: 01

108년 묵은 저주를 깨뜨렸던 키스톤 콤비 듀오가 4년 만에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야구용폼제조업체 ‘롤링스’는 2020시즌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SABR(미국야구연구협회)의 세이버매트릭스 수비 지표를 기반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종전에는 각 구단의 감독 및 코치의 투표도 선정 기준에 반영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역 간 이동인 불가능한 일정을 소화하며 선수들을 폭넓게 관찰할 수 없었고 대신 수비 지표의 비중을 25%에서 100%로 올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입견과 고정관념 등 주관을 걷어내고 객관적인 수치로만 평가를 하자 첫 수상에 성공한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총 11명이 첫 번째 골드글러브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시카고 컵스의 유격수 하비에로 바에즈는 2014년 데뷔 7년 만에 데뷔 첫 골드글러브 수상자의 영예를 누렸다.
올해 타석에서는 타율 2할3리 8홈런 24타점 OPS 0.599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SABR의 수비 지표인 SDI 6.0으로 유격수 1위,  DRS(디펜시브 런세이브) +7로 최정상의 수비력을 선보였다. 화려함과 견고함을 동시에 선보였다.
바에즈가 이제 공수를 겸비한 안정적인 선수로 거듭나는 사이, 바에즈와 짝꿍이었던 에디슨 러셀의 상황은 참담해졌다. 2016년 월드시리즈 당시 108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염소의 저주를 깨뜨렸던 키스톤 콤비는 이제 완전히 다른 처지가 됐다.
올해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지 못한 러셀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을 체결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615경기,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자 올스타 유격수였던 러셀이다. KBO리그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하면서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다. 국내 선수들에게도 사실상 현역 메이저리거의 클래스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 돌입하니 러셀의 명성은 온데간데 없었다. 실력은 ‘거품’이었다. 올해 65경기 타율 2할5푼4리(244타수 62안타) 2홈런 31타점 OPS 0.653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시즌을 절반 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12개의 실책을 범하며 수비력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당초 러셀이 오면서 주전 유격수인 김하성의 입지와 포지션 변화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고, 당시 리그 최고의 수비 실력을 과시하던 딕슨 마차도(롯데)와 비교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교와 전망이 무색하고 민망할 정도로 러셀의 수비력은 기대 이하였다. 결국 러셀은 2루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좀처럼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 라인업에서도 제외됐다. 러셀의 한국무대 생존은 쉽지 않을 전망.
불과 4년 만에 서로 다른 처지가 됐다. 2018년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며 공격력을 입증한 바에즈는 올해 이어 수비력까지 인정을 받았다. 올해 연봉 1000만 달러였고 2021년 시즌 이후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컵스와 연장계약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에 거액의 대형계약 전망도 나온다. 
반면, 러셀은 한국 생존부터 어려워졌다. 내년 마이너리그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 복귀 이후 계약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