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5km 강속구와 함께 낙차 큰 커브는 손도 대지 못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두산 외국인 투수 플렉센은 4일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벽한 직구+커브의 위력을 보여줬다.
류중일 LG 감독은 경기 전 관전포인트로 플렉센 공략을 콕 찍어 말했다. 류 감독은 “플렉센은 지난 5월 개막 3연전 때 만나서 우리가 졌지만 잘 친 편이다. (당시 플렉센은 6이닝 7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부상에서 복귀한 후에는 다른 선수가 된 느낌이다. 공도 빨라지고, 커브도 굉장히 (마지막 한화전에 보니까)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더라”고 경계했다.
이어 “대체 이천에서 무슨 일이…”라고 특유의 농담과 함께 웃음을 터뜨리더니 “우리 타자들이 플렉센을 6개월 만에 다시 상대하는데, 플렉센을 공략하는 것이 포인트다”고 말했다.

플렉센의 성적은 6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대단했다. 하드히트로 외야로 뻗어나간 안타는 없었다. 내야 안타 1개와 외야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였다. 플렉센의 공략법을 연구한 LG 타자들의 완패였다.
이날 플렉센은 투구 수 106구 중 최고 155km의 직구 68개와 커터(최고 147km) 11개까지 빠른 속구 계열을 75% 구사했다. 변화구로는 커브를 14개, 체인지업 9개, 슬라이더 4개. 낙차 큰 커브(128~117km)를 요긴하게 활용했다.
삼진 11개 중 커브로 헛스윙을 잡아낸 것이 5개로 절반에 가까웠다. 나머지 삼진 결정구는 직구 5개, 커터 1개였다. 플렉센은 2스트라이크에서 결정구로 커브를 자주 구사했다. 1회 홍창기, 2회 유강남, 3회 오지환, 4회 라모스, 6회 라모스를 모두 스트라이크존 안팎으로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빠른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다, 타자 눈 높이에서 무릎 아래로 훅 떨어지는 커브 궤적에 LG 타자들의 방망이가 따라가지를 못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영리하게 커브를 요구한 포수 박세혁의 리드도 좋았다.
플렉센이 LG 타자들을 상대로 던진 커브 14개의 결과는 헛스윙 6번, 루킹 스트라이크 1번, 볼 4번이었다. 라모스가 6회 초구 118km 커브를 파울로 때린 것이 유일하게 방망이에 닿은 장면이었다. 플렉센의 커브, 류중일 감독을 감탄시킨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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