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영웅들이 서서히 현역에서 물러나고 있다.
지난 6일 한화 이글스는 올해 주장 역할을 맡았던 외야수 이용규(35)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20경기 타율 2할8푼6리(419타수 120안타) 1홈런 32타점 60득점 17도루 OPS 0.718의 수준급 성적을 남겼지만 한화 세대교체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1980년대 초중반에 태어나 리그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에게는 올 겨울이 고비다. 팀 내에서 제대로 된 입지를 갖춘 선수를 찾기 힘들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서서히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사진]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11/06/202011060143770914_5fa42c278195c.jpg)
베이징 올림픽 24인의 멤버 중 올해 기준으로 현역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선수들은 12명. 류현진(토론토)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활발하게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오승환, 강민호(이상 삼성), 김현수(LG), 이대호는 여전히 건재하다.
하지만 이들 중 이용규가 방출 당했고 이택근(키움) 올해 초 기회를 받았지만 구단과 갈등을 빚으면서 은퇴 수순이다. 2009년 WBC 멤버들 가운데서도 김태균이 은퇴를 선언했고 메이저리그의 추신수 역시 올해 텍사스와 7년 계약이 끝나면서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다시 얻었지만 타구단과 계약은 안갯속이다.
이들 외에도 쓸쓸한 올 겨울을 맞이할 선수들이 더 있다. 정근우(LG), 권혁(두산), 송승준, 장원삼(이상 롯데)은 올해 1군에서 활약을 했지만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입지마저 탄탄하지 않다. 현역 연장의 기로에 서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이대호 역시 지난 2017년 롯데와 맺은 4년 150억원의 프리에이전트 계약이 끝나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노린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인 것이 사실. 올해 20홈런 110타점으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나이라는 걸림돌을 무시할 수 없다.
리그 전체적인 세대교체 흐름이 계속되고 있고, 리그를 이끌어가는 중심도 베이징 올림픽과 WBC의 영웅들을 보면서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운 선수들에게 넘어간지 오래다. 김하성, 이정후(이상 키움), 소형준, 강백호(이상 KT), 한동희(롯데) 등이 이제는 리그의 슈퍼스타로 자리잡고 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차피 맞이해야 할 시기였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을 잊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과거의 영웅들에게는 올 겨울이 그리 따뜻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2009년 WBC 대표팀의 김태균.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11/06/202011060143770914_5fa42c28b2e2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