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성실한 선수가 우선이다".
이범호(39) KIA 타이거즈 퓨처스 총괄코치가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었다. KIA는 이번 가을부터 퓨처스 팀 감독 직함을 없애고 대신 총괄코치라는 자리를 만들었다. 실질적인 권한은 차이는 없지만 육성시스템을 더욱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도입했다. 부임 첫 마디도 육성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 총괄코치는 6일 함평-기아 챌린저스필드에서 펼쳐진 퓨처스팀 마무리 훈련 첫 날 선수와 코치진이 집결한 가운데 짧은 미팅을 가졌다. 전날 부임하자마자 자신의 소견을 밝히는 자리였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직접 훈련장을 찾아 이 총괄코치의 첫 날을 함께 했다.

이 총괄코치는 선수들에게 "구단에서 큰 자리를 주셨다. 임무가 막중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 여러분과 코치진, 구단이 합심해서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자. 선수들 모두에게 똑같은 시간이 주어졌다. 그 시간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 1군에 올라가서 좋은 선수가 되도록 옆에서 적극 돕겠다.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어색한 첫 자리이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다.
이 총괄코치는 "제의를 받았을 때 단장님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다. '육성이 필요하고 여러가지면에서 팀이 쇄신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해보겠다고 했다. 어려운 자리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미국에서 야구를 하셨다. 어려운 부분미 많다. 도와드리겠다. 그것을 목표로 삼고 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총괄코치는 은퇴 1년 만에 코치 경험없이 스카우트 업무를 임시로 맡았다가 바로 퓨처스팀 총괄코치로 부임했다. 말 그대로 선수만 하다 갑자기 2군 감독이 됐다. 아무래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생경했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코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어색하다. 코치실 들어가는 것도 이상했다. 훈련장의 내 방도 따로 준다. 가방(코치용)을 들고 들어가는 것도 이상하다. 선수생활만 했고 코치도 하지 않았다. 미팅은 어떻게 하고, 스케줄은 어떻게 짜는지 등 여러가지 몰랐다. 선배 코치분들과 함께 잘 만들어가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당찬 지도자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무조건 실력이 넘버원이다. 운동 열심히 하고, 실력 좋은 선수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겠다. 생활도 성실해야 하고 좋은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이런 선수들이 빨리 1군 콜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자신에 세운 원칙을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