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째 재계약 없는 LG 감독史, ‘야통’ 류중일 감독도 실패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11.07 08: 10

 LG 트윈스의 2020시즌은 끝났다. 정규 시즌 4위를 차지한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류중일 감독도 LG를 떠난다. 류 감독은 2017년 10월말 LG 사령탑으로 임명됐고, 3년 계약 기간이 끝났다. 2018년 첫 시즌에는 8위에 그쳤으나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년 연속 4위로 마치며 ‘가을야구’는 짧았다.
류중일 감독은 5일 두산에 패한 후 차명석 단장에게 구단의 재계약 의사 여부와 관계 없이 사의를 표명한다고 전했다. 류 감독은 “그동안 LG를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아쉬운 경기 결과를 보여드려 죄송하다. 먼저 자리를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류 감독은 "구단에 부담을 주기 싫었다"고 했다. LG 구단이 재계약을 하느냐 고심할 필요없이 빠른 시간 내에 차기 감독을 준비할 수 있게 먼저 결정한 것.  
차명석 단장은 시즌 중반 “지금까지 재계약한 LG 감독이 없더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재계약에 성공한 LG 감독은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로 재계약에 성공한 LG 감독은 아무도 없다. 22년째 재계약 감독이 없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KBO리그에 참가한 LG는 올해까지 12명의 감독을 임명했다.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2명 뿐이다.
1990년 LG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백인천 초대 감독은 1991년 6위에 그치자 재계약에 실패했다. 1994년 LG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광환 감독은 우승 직후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1996년 7월 팀이 7위로 부진하자 임기 도중 경질됐다. 
이광환 감독이 경질된 후 천보성 감독대행 체제였다. 1996년말 정식 감독이 된 천보성 감독은 1997년과 1998년 한국시리즈에 연거푸 진출하면서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천보성 감독도 재계약 첫 시즌인 1999년 6위로 부진하자 1년을 남겨두고 경질됐다.
2000년 이후 LG 감독사를 보면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한 명도 없다. 2000년 이광은 감독을 시작으로 김성근 감독, 이광환 감독, 이순철 감독, 김재박 감독, 박종훈 감독, 김기태 감독, 양상문 감독 그리고 류중일 감독이 LG를 이끌고 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2012년까지 암흑기를 겪으며 사령탑의 중도 경질도 있었고, 재임 기간은 평균 2년 남짓이다. 
류중일 감독의 재임 기간 성적을 두고 여론은 아쉬움도 있고 지도력을 인정하는 면도 있다. 지난해와 올해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는 타이밍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변수도 있었다. LG 감독이 2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것은 2000년대 들어 류중일 감독이 처음이다. 그렇지만 2년 연속 4위라는 아쉬운 성적에 재계약 가능성은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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