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라모스의 준PO2 세리머니, ‘프로 선수’의 의무[최규한의 plog]
OSEN 최규한 기자
발행 2020.11.07 09: 35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준 뒤 맞이한 ‘벼랑 끝’ 경기에서 한 이닝에만 7실점하며 1루 쪽 홈 팬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LG.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는 야구 명언이 무색할 정도로 ‘직관’ 온 팬들은 암울한 분위기었다. 
솔직히 기자도 정신이 없었다. 가을을 즐기며 휘몰아치는 두산 선수들의 환호만 추려 기사로 내면 경기가 끝나있을 것 같았다. LG를 볼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바로 앞 수비에서 7실점하며 0-8로 맞이한 LG의 4회말 공격. 마운드에는 올 시즌 리그 유일의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버티고 있었다. 선두타자는 시즌 38홈런을 쏘아올리며 LG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로베르토 라모스. 홈런을 쳐도 이 경기의 분위기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 봤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야구는 각본 없는 드라마’ 라는 말이 또 맞았다.
초구에 딱 하는 순간 잠실 야구장의 모든 사람들이 홈런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럴 수 있다 생각했다. 8점차의 여유, 긴 대기시간에 알칸타라가 방심했거나 공이 밋밋했을 거라고. 
진짜 반전은 라모스의 포효와 세리머니였다. 그의 액션은 LG 더그아웃을 깨웠고, 직관 온 LG 팬들도 깨웠다. 티켓값 아깝지 않게 만드는 선물이었다. 7점차로 좁히는 솔로홈런인데 세리머니는 그랜드슬램 급이었다. 
4회말 무사에서 LG 라모스가 솔로포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LG 라모스가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관중석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4회말 무사에서 LG 라모스가 솔로포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4회말 무사에서 LG 라모스가 솔로포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5회말 김현수의 추격의 투런포 이후 들어선 타석에서 또 다시 우월 솔로포. 연타석이자 백투백 홈런. 라모스는 더 크게 포효했고 잠실 1루는 들끓었다. 절정의 실력에 걸맞는 절정의 세리머니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5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LG 라모스가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홈을 밟으며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김현수에 이어 백투백 홈런이자 연타석 홈런. / dreamer@osen.co.kr
5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LG 라모스가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홈을 밟으며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김현수에 이어 백투백 홈런이자 연타석 홈런. / dreamer@osen.co.kr
5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LG 라모스가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홈을 밟으며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김현수에 이어 백투백 홈런이자 연타석 홈런. / dreamer@osen.co.kr
5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LG 라모스가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포효하고 있다./ jpnews@osen.co.kr
5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LG 라모스가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뒤 더그아웃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김현수에 이어 백투백 홈런이자 연타석 홈런. / dreamer@osen.co.kr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7회말 LG 선두타자 라모스의 볼넷때 LG 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7회말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LG 라모스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뻐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경기는 8-0 → 8-7 → 9-7 스코어 접전 끝에 두산이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 팬들은 가을 야구를 더 즐길 수 있게 되었고, LG 팬들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류중일 감독과 '리빙 레전드' 박용택의 현역 선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포기하지 않았음에. 직관 온 LG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내년을 기약하지 않았을까.
경기 종료 후 LG 라모스가 팬들에게 인사하며 유니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jpnews@osen.co.kr
경기 종료 후 LG 라모스가 팬들에게 인사하며 유니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dreamer@osen.co.kr
경기 종료 후 LG 라모스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코로나19’ 를 뚫고 가을 야구, 아니 겨울 야구를 보러 잠실까지 온 팬들의 선수 사랑, 팀 사랑, 야구 사랑은 말할 필요 없이 각별하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지만, 과정 없는 결과도 없다. 모든 경기를 다 이길 순 없지만, 팬 없는 승리는 의미 없다.
툭하면 프로야구 선수들의 팬서비스 논란이 터진다. 승패를 떠나 팬들을 향한 라모스의 세리머니와 포효는 그래서 더 각별했고, 팬 사랑으로 먹고 사는 프로 선수의 의무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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