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새로운 감독과 코치를 뽑고, 선수단을 정리하고 있다. 이 중에는 다른 팀에서 탐낼 만한 선수들도 나온다.
SK는 지난 6일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한 베테랑 윤희상을 비롯해 박희수 등 투수 4명과 김재현, 채태인, 윤석민을 포함한 야수 7명 등 총 11명의 선수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1군 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들 중 외야수 김재현(33)은 아직 타 팀에서 전력 보강 차원에 데려갈 만한 선수다. 2006년 2차 5라운드에 SK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2007년 1군 무대에 발을 들였고 올해까지 프로 1군 11시즌을 경험한 베테랑이다. 그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지만, 여전히 발빠르고 어깨도 강하다.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면 적어도 2할 후반에 20도루 이상을 기대해볼 수 있는 선수다.

김재현은 KBO리그에서 가장 탁월한 주루 센스를 자랑한 SK의 날쌘돌이였다. 상대 투수DML 견제 타이밍을 맞추는 능력, 다음 베이스까지 파고드는 기술 모두 정상급이다. 수비도 중견수를 비롯해 외야 양쪽 코너를 다 볼 수 있다. 빠른 발로 폭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기도 한다.
수비 강화, 주루 플레이 포함 작전 성공률을 높이려한다면, 김재현은 매력적인 카드다. 그런데 이러한 선수가 주로 대수비, 대주자로 투입된 이유는 타격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는 선수다.
김재현은 김용희 전 감독 시절이던 2016년 10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1리 1홈런 18타점 13도루 장타율 0.429 출루율 0.378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다 김 전 감독이 떠나고 외국인 트레이 힐만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2017년부터 김재현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7년 14경기 출장이 전부였다. 2018년에는 53경기 기회를 받고 타율 2할7푼7리 1홈런 5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염경엽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9년에는 83경기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 2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온전히 선발로 많은 기회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2할 후반대 타율과 10개 이상 도루 능력을 꾸준히 보여줬다.
김재현은 1987년생으로 적어도 2년 이상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다. 수비 능력은 검증이 된 선수이며, 1군에 두고 종종 기회를 주면 타격 성적도 기대해볼 수 있는 선수다. 본인은 방출의 아쉬움보다 선수로 더 뛰려는 의지가 강하다. 여전히 발도 빨라 타격 후 그의 움직임에 상대 투수와 수비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김재현을 포함해 채태인 등 아직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들이 SK 뿐만 아니라 한화 이글스 등 재정비하는 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수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구단 역시 팀 전력 강화를 꾀한다면 ‘소금’같은 존재가 되어줄 선수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김재현을 가까이서 본 한 코치는 “재현이는 소금같은 존재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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