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32, SK)이 코비 브라이언트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서울 SK는 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개최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김선형의 위닝샷이 터져 부산 KT를 91-90으로 잡았다. 8승 4패의 SK는 단독 2위가 됐다. 7연패를 당한 KT(3승 9패)는 DB와 함께 공동 최하위로 떨어졌다.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이 아닌 최성원을 선발가드로 투입했다. 초반부터 허훈의 수비를 전담시켜 김선형의 체력을 아끼겠다는 의도였다. 1쿼터 중반부터 투입된 김선형은 평소와 다랐다. 그는 쉬운 레이업슛을 실수하는 등 다소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4쿼터 김선형은 제 모습을 찾았다. 경기종료 16.3초전 허훈이 최성원에게 파울을 얻어냈다. 허훈은 자유투 2구 중 1구만 넣었다. 반격에 나선 김선형은 종료 3.7초전 역전 레이업슛을 터트렸다. KT의 마지막 공격에서 허훈이 공격에 나섰지만 워니에게 블록슛을 당해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SK는 워니가 32점, 10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결승골을 넣은 김선형은 15점, 3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그는 4쿼터에 7점을 집중적으로 퍼부었다. KT는 허훈(22점, 6리바운드, 10어시스트, 2스틸)과 양홍석(22점, 7리바운드)이 선전했지만 막판 자유투 실수가 아쉬웠다.
경기 후 김선형은 위닝샷에 대해 “그 전에 레이업슛을 많이 놓쳤다. 안들어갈 때마다 안영준과 최부경이 리바운드를 잡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허)훈이가 자유투를 놓쳐서 ‘무조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팀원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다행히 들어갔다”며 웃었다.
김선형은 고인이 된 NBA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즐겨 착용했던 ‘줌코비5’ 모델을 신고 뛴다. 그는 농구화에 ‘Mamba’라고 새기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이날 김선형은 마치 코비에 빙의된 것처럼 막판 극적인 위닝샷을 터트렸다.
‘맘바 멘탈리티’에 대해 김선형은 “코비처럼 마지막 슛을 넣고 싶다는 꿈은 항상 갖고 있다. 그런 위대한 선수와 나는 비교가 안된다. 감독님이나 팀원들이 날 믿어준다. 그만큼 책임감이 많이 따른다. 그것에 부응을 할 때도 있고, 못 넣어서 질 때도 있다. 넣어야겠다는 집념 하나만 갖고 들어간다”며 코비를 생각했다.
코비의 농구화는 KBL 선수들이 가장 애용하는 농구화 시리즈다. 김선형은 “정말 플레이하기에도 좋은 농구화다. 맘바 정신을 이어받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