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용병'이라고 불리는 외국인 선수에 대해 모든 예우를 갖췄다.
전북 현대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서 멀티골을 몰아친 이승기의 활약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1승 1무를 기록, 울산을 꺾고 FA컵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전북은 올 시즌 K리그1에 이어 시즌 더블을 달성했다. 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2개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또 지난 2013년 포항에 이어 K리그 2번째 더블의 위업을 달성했다. 전북은 2005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2번째로 FA컵을 품에 안았다.

경기를 앞두고 전북은 많은 고민을 했다. 측면 공격수 바로우가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기 때문. 바로우는 가족이 고향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또 감비아 대표팀 합류를 위해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떠나야 했다.
바로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구단에 문의했다. 물론 8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기 때문에 경기 출전이 가능했다. 늦은 밤 인천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였기 때문에 서두른다면 큰 문제는 없었다. 선수 본인도 전북의 더블 달성을 위해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코칭 스태프에서 바로우에 대해 경기 출전을 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가족의 사망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코칭 스태프는 바로우를 위해 출전 시키지 않겠다고 구단에 보고했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 본인과 가족을 위해 보내는 것이 옳다고 결정했다. 구단도 코칭 스태프의 결정을 따랐다. 우승이 중요하지만 선수 개인의 감정 상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북 선수단은 바로우를 항상 따뜻하게 대했다. ‘용병’이 아닌 가족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바로우를 영입할 때 구단 버스를 인천공항에 보내 전주로 데려왔다. 일개 선수이지만 예우를 다했다.
바로우 에이전시 관계자는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도 경기를 뛰고 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선수가 바로 출국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울산전을 맞아 여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선수에 대해 최대한 도움을 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로우 선수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지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비행기 시간이 정해진 상태지만 부담스러운 일을 겪었기 때문에 되도록 편한 마음으로 고향에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결승 결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더블을 달성, 정말 다행이다”라고 강조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