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쿠에바스(30)를 구원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걱정했던 불펜진이 결국 경기를 내줬다.
KT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KT 선발투수 소형준은 이날 고졸신인답지 않은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고 7회 2사 1, 2루에서 주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주권은 제구가 살짝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오재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쿠에바스는 우리가 리드를 잡았을 때 구원등판한다. 원래 불펜투구를 하는 날이기 때문에 오늘 던져도 상황에 따라 4차전 등판이 가능하다”라고 말하며 쿠에바스의 구원등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서 "자꾸 우리 불펜이 약하다니까 승부수를 던져봤다"라며 웃었다.
“동점 상황에서 쿠에바스를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이강철 감독은 두산 선발투수 플렉센이 기세를 올리며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자 이에 맞서기 위해 결국 쿠에바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권의 투구수는 6구에 불과했지만 양 팀이 0-0으로 팽팽한 8회초 곧바로 쿠에바스를 투입했다.
마운드에 오른 쿠에바스는 선두타자 최주환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이어서 정수빈의 희생번트 타구에 몸을 날렸지만 한 번에 잡지 못해 2루 진루를 허용했다.
페르난데스의 날카로운 타구가 1루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한숨을 돌린 쿠에바스는 오재일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KT는 쿠에바스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대신 김재윤을 투입했다. 하지만 김재윤은 김재환과 허경민에게 연속 1타점 적시타를 맞아 2점을 헌납했다. 8회말 유한준이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지만 9회초 조현우가 김인태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다시 리드를 내줬다.
이강철 감독은 “1차전보다는 2-3-4차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산의 에이스 플렉센이 무서운 기세로 KT 타자들을 막아내자 흐름을 바꿀 필요가 있었고 결국 쿠에바스를 투입하면서 1차전이 ‘패배해서는 안되는 경기’로 바뀌었다.
문제는 쿠에바스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쿠에바스는 힘겹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결국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쿠에바스에 이어서 부담감을 가지고 올라온 김재윤, 조현우 등 다른 불펜투수들도 줄줄이 무너지며 중요한 1차전은 결국 두산이 가져갔다.
이강철 감독의 걱정은 쿠에바스 승부수에도 결국 현실이 됐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