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4)의 전화가 한화 이글스를 떠난 이용규(35)의 마음을 움직였다.
키움은 10일 "이용규와 연봉 1억원, 옵션 5000만원에 계약했다”라며 이용규 영입사실을 발표했다.
이용규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 중 한 명이다. 내년 36세 시즌을 맞이하는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뛰어난 컨택 능력, 스피드, 수비력이 살아있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120경기 타율 2할8푼6리(419타수 120안타) 1홈런 32타점 17도루 OPS 0.718을 기록했고, 특히 출루율은 0.381를 기록해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다했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어제 저녁에 만나 계약했다. 이용규가 가장 잘하는 포지션은 중견수이지만 코너 외야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외국인타자가 어느 포지션이 될지 모르지만 외야 뎁스 강화는 확실히 됐다”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용규는 올해 연봉 4억원을 받았다. 그런데 키움과의 계약 조건은 최대 1억5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그렇지만 김치현 단장은 “계약 규모 관련해서 실랑이는 전혀 없었다”면서 “풀리자마자 이용규 영입을 생각했다. 팀 주축전력 대부분이 어린 선수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 선수들을 이끌어줄 베테랑이 필요했다. 박병호 혼자로는 힘들다. 마침 박병호와 통화를 했는데 ‘(이)용규형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길래 나도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박병호에게 전화를 해보라고해서 접촉을 시작했고 생각보다 빠르게 계약이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김치현 단장은 “원래는 화요일까지 답변을 하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일요일 갑자기 전화가 왔다. 선수쪽에서 빠르게 결정을 해서 잘 계약할 수 있었다. 계약 조건 관련해서도 전혀 실랑이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박병호가 전화로 설득을 한 것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라며 박병호의 도움에 대해 언급했다.
키움은 중요 중견수 자원인 임병욱이 상무 입대를 계획하고 있다. 임병욱이 떠나면 풀시즌을 경험한 외야수는 이정후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이용규의 합류는 베테랑으로서 분위기 쇄신과 동시에 외야진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커리어 세 번째 팀을 찾은 이용규가 키움에서 어떤 활약을 해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