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구단 최초로 40대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젊은 팀으로의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새로운 감독도 중량감 있는 베테랑보다 젊은 기조를 같이 할 수 있는 인물이 발탁될 분위기다.
한화는 10일 신임 대표이사로 박찬혁(48) 한화생명 e스포츠단장 겸 브랜드전략담당을 내정했다. 지난 9월3일 팀 내 코로나19 확진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박정규 대표이사의 후임자가 두 달 만에 결정됐다. 2015~2017년 구단 마케팅 팀장을 역임했던 박 내정자는 구단 주요 현안과 스포츠 현장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브랜드·마케팅 전문가인 박 내정자의 마케팅 팀장 시절 한화는 ‘나는 이글스다’ 광고를 통해 선수단의 투혼과 팬들의 열정을 강렬한 불꽃 이미지로 적극 홍보했고, 2015년 전년대비 38%의 폭발적인 홈 관중 증가율을 보였다. 그해 총 21번의 매진은 구단 역대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사진] 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 내정자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11/10/202011102001778868_5faab1c477ee7.jpg)
2017년에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야구 수어 135개를 제작, 관련 책자와 영상을 보급하는 ‘세상에 없던 말’ 캠페인을 펼쳐 소외 계층에도 야구를 전파했다. 당시 이를 기획한 이가 박 내정자. 2018년부터 한화생명 e스포츠단장 및 브랜드전략담당을 맡아 창단 초기인 스포츠단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3년 만에 야구단에 대표이사로 복귀하며 무너진 팀을 재건해야 중책을 맡았다.

1972년생으로 만 48세인 박 내정자는 만 44세의 하송 키움 대표이사에 이어 KBO리그 10개팀 중 두 번째로 젊다. 키움은 모기업 없이 운영되는 자생 구단이란 특수성이 있다.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나머지 팀들은 모두 50~60대로 그룹 내 잔뼈가 굵은 중견 인사들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도 앞서 11명의 대표이사 모두 취임 당시 나이가 50~60대였다. 박 내정자는 한화 최초 40대 대표이사란 점에서 상징적이다. 한화그룹도 최근 3세 경영자들이 중심에 서며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임 감독도 40대 젊은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취임한 40대 정민철(48) 단장 체제에서 대대적인 선수단 혁신 작업을 펼치고 있는 한화는 젊은 선수 중심의 리빌딩으로 노선을 정했다. 당장 성적도 외면할 수 없지만 더는 미룰 수 없는 세대교체에 무게를 두고 중장기적 안목에서 팀을 재편하고 있다.
![[사진] 최원호 감독대행-정민철 단장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11/10/202011102001778868_5faab1c4ec0a7.jpg)
과거 한화는 70대 고령의 김응룡, 김성근 전 감독이 그룹 윗선의 결정으로 부임한 바 있다. 최근에도 차기 감독으로 지명도 높은 인물들이 하마평에 나오고 있으나 이번 대표이사 선임으로 한화의 방향이 명확해졌다. 최하위 팀을 잘 수습한 최원호(47) 감독대행을 비롯해 타팀의 40대 젊은 지도자들이 후보로 꼽힌다. 한화의 마지막 40대 감독은 유승안 전 감독으로 지난 2003년 부임 첫 해 만 47세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