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부터 진짜…”
제10구단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는 외국인 선수들이 아닌 고졸 신인 소형준(19)이었다. 1차 지명으로 기대를 모은 특급 유망주로 첫 해부터 시즌 13승을 올렸지만, 중요한 가을야구 첫 판부터 선발투수로 발탁될 만큼 남다른 ‘멘탈’을 인정받았다.
지난 9일 플레이오프 1차전.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두산 강타자들을 상대로 소형준은 6⅔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를 펼쳤다. 최고 148km 투심 패스트볼 외에도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로 완급 조절하며 베테랑 같은 투구를 했다. 비록 팀은 승리하지 못했지만 19살 신인의 대범한 ‘빅게임 피칭’에 모두가 놀랐다.

KT 이강철 감독은 “국가대표급 투수가 나왔다. 강팀 두산 상대로 대등하게 했다.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두산 타자 김재환도 “어리지만 정말 좋은 투수다. 상대편이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투구폼이 굉장히 좋고,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 여러모로 좋은 투수”라고 인정했다. 정작 소형준 본인은 “긴장한 경기는 아니었다. 시즌 때와 똑같이 생각하고 던지려 했다”며 무덤덤한 모습.
소형준의 유신고 2년 선배인 한화 투수 김진욱(20)도 이날 경기를 TV 중계로 봤다. 11일 대전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김진욱은 “형준이가 잘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내가 3학년일 때 형준이가 1학년으로 들어왔다. 1학년 때부터 진짜 남달랐다. 투구 메커니즘이나 멘탈이 진짜 좋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실제 유신고 1학년 시절이었던 2017년 소형준은 5경기에서 10⅓이닝을 던지며 9피안타 2볼넷 9탈삼진 5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떡잎부터 달랐고, 2~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완성형 투수로 거듭났다. 김진욱은 “형준이가 3학년일 때 직접 구장에 가서 보기도 했다. 갈수록 좋아지더라”고 말했다.
눈여겨보던 2년 후배의 활약을 보며 김진욱도 보다 큰 꿈을 품기 시작했다. 입단 3년차인 김진욱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3승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64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키 176cm로 작은 체구이지만 150km 안팎의 강속구를 뿌리며 한화 마운드의 미래로 떠올랐다. 내년에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 게 목표.
김진욱은 “투수라면 역시 선발투수 자리가 욕심난다. 내년 준비를 잘하기 위해 지금 마무리캠프부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선발이 되면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게 컨트롤에 신경을 써야 한다. 와일드한 폼으로는 구속 유지가 어려운 만큼 이 부분도 보완하고 있다”며 “선발이 아니더라도 내년에 1군 풀타임으로 뛰는 게 목표다. 가을야구를 넘어 우승까지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