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사자' 이승민이 데뷔 첫해를 되돌아봤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올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민은 1군 마운드에 7차례 올라 1승 3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6.84. 지난달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데뷔 첫승(5⅔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의 기쁨을 만끽한 데 이어 25일 KIA를 상대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올 시즌 퓨처스팀의 키워드는 선발진 육성"이라고 말한 허삼영 감독은 이승민의 성장에 만족을 드러냈다.

그는 "이승민은 포수가 운영하기 좋은 투수다. 제구 난조가 없고 자기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무엇보다 타자와 승부할 줄 안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원하는 대로 잘 던진다"고 평가했다.
또 "시즌 초반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다재다능한 선발 투수다. 현재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기량을 연마한다면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오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이승민은 "처음 1군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엄청 긴장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강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다 보니 더 안 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1군 첫 등판 후 퓨처스에서 선발 경험을 쌓고 다시 올라갔을 때 긴장도 덜 하고 여유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승민에게 입단 동기 허윤동은 선의의 라이벌이자 좋은 친구. 그는 "야구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평소에 장난을 많이 치고 서로 잘 던지면 '야식은 네가 사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든든한 선배들의 조언은 이승민이 무럭무럭 자라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강민호 선배님의 리드대로 던지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 선배님께서 '시즌 후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오승환 선배님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무게도 무게지만 티셔츠가 흠뻑 젖을 만큼 열심히 하신다"고 엄지를 세웠다.
기교파 이승민은 구속 향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솔직히 구속에 대한 욕심은 있다. 140km 정도까지 끌어 올리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올 시즌 대체 선발로 나섰던 그는 풀타임 선발 요원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솔직히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 현재 가진 구종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고 싶다"는 게 이승민의 말이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와 투타 대결을 펼쳐보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이정후 선배님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강타자 아닌가. 개인적으로 홈런 타자보다 이정후 선배님 같은 타자가 더 까다롭다. 올 시즌 상대해보고 싶었는데 키움전 등판 기회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에는 팬들께 좀 더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