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하고 기 싸움에서 지면 안된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9일과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두 차례의 승리로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연승에 이어 포스트시즌 8연승을 달렸다. 이제 3차전을 승리하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함께 1987~1988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가 달성한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인 9연승에 성공하게 된다.
두산의 가을야구 질주에 혹자는 '가을 DNA'가 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가을만 되면 선수들이 정규시즌에서 보여줬던 집중력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사냥해 왔기 때문이다. 확실히 두산은 풍부한 단기전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와 남다른 승부처 집중력으로 승리를 거두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상대에게 기 싸움부터 밀리지 않겠다는 정신이 강조돼 왔다. 사령탑은 선발투수 조기 교체 이유에 대해서 "기 싸움에서 지면 안 되는데 힘이 없어보였다"라고 설명했다. 4번타자는 3볼에서 주저하지 않고 스윙을 돌려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또한 마무리 투수에게는 '빠른 공을 생각하기 보다는 가운데를 보고 들어가라'는 주문이 나왔고, 포수 역시 '수싸움을 펼치기 보다는 곧바로 승부를 보라'는 마인드가 강조됐다.
올 시즌 트레이드로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옮겨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른 홍건희는 이런 두산의 분위기에 놀랐다. 홍건희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뒤 "처음 가을야구 마운드에 오르는데 두산이 왜 잘하는지 알 것 같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두산은 12일 3차전에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20승을 거두면서 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투구 도중 목의 담 증세가 있었고, 주사 치료를 받은 만큼 몸 상태가 관건이다. 알칸타라가 에이스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면 두산은 2015년 3위로 마친 뒤 우승을 차지한 '미라클 두' 시나리오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