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꼴찌' SK 마운드, 투수 출신 새 감독&코치의 해법은? [오!쎈 인천]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0.11.12 08: 32

SK 와이번스 김원형(48) 신임 감독과 조웅천(49) 코치는 다음 시즌 팀 도약을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 첫걸음은 냉정한 구단 현실 파악이다. 
김원형 감독은 1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오랜만에 SK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곧바로 올해 SK가 성적을 내지 못한 원인을 성찰했다. 그는 “4년 동안 다른 팀에 있었다. 그 기간 좋았던 시즌도 있지만 좋지 않았던 점도 있다”며 “올해는 많은 부분에서 안 좋아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국인 투수 문제를 지적했다. 김 감독은 “선발진이 올해 힘들었다. 외국인 투수는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래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2020시즌 전 영입한 닉 킹엄은 몸 상태에 문제가 있어 시즌 초반 짐을 싸서 떠났다. 남은 한 명 리카르도 핀토는 시즌 막판까지 머물렀지만 6승 15패, 평균자책점 6.17로 실망감만 잔뜩 남겼다. 핀토는 올해 KBO 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패배를 안았다.

김원형 신임 감독이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 팀 중 키움 히어로즈는 요키시와 브리검, 두산은 알칸타라와 플렉센, KT는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 LG는 켈리와 윌슨 덕을 톡톡히 봤다. 정규 시즌 우승 팀 NC에는 라이트와 루친스키가 있었다. 이 둘은 30승을 합작했다.
SK는 원투 펀치로 활약했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 컸다. SK는 선발진 문제로 한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박종훈이 그나마 국내 투수 중 공동 최다 13승(KT 소형준 13승)을 올리며 자존심을 지켰지만, 팀 순위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팀 평균자책점(5.57)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김 감독이 취임 간담회에서 FA 선물로 타자를 받고 싶다는 뜻을 조심스럽게 밝혔지만, 그 이전에 마운드 보강이 필요하다고 먼저 언급했다. 올해 FA 시장에서 투수 쪽이 여의치 않아 타선 보강으로 시선을 돌렸을 뿐이다.
일단 2명 모두 새로 뽑은 외국인 투수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중 윌머 폰트에 대해서 김 감독은 “다른 팀에 있을 때 본 투수다. 그때 기억을 떠올려 보면 좋았던 투수다. 3년이 지났지만, 영상을 보면서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SK는 폰트와 아티 르위키를 새로 뽑았다. 폰트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8년부터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았다. 르위키는 2017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통산 19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16을 기록한 투수다.
두 선수 모두 최고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다. 제구력이 괜찮고 삼진을 잡을 능력이 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을 확인했고,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일단 기대를 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와이번스 색깔에 대해 “투수가 잘 막아주는 팀이었다. 거기에 장타를 살려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며 “그런 야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신임 코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웅천 투수 코치는 "2년 전에는 우승을 했는데, 2년이 지난 후 하위권으로 떨어졌다"고 아쉬워하며 "피홈런과 사사구가 많다. 소극적인 투구는 상대 타자에게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준다. 적극성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주고 졸업 후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고졸 우선 지명으로 KBO리그에 데뷔한 투수 출신이다. 21년간 선발과 중간 투수를 오가며 총 545경기에 등판해 133승 144패 12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특히, 1993년 전주 OB 베어스전에서 달성한 노히트노런은 27년이 지난 현재까지 최연소 기록(만 20세 9개월 25일)으로 남아있다.
이후 투수 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은 김 감독은 올해 SK가 성적을 내지 못한 이유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 모두 마운드부터 살펴봤다. 
조 코치도 2009년 현역에서 물러날 때까지 SK에서 9시즌 동안 활약한 투수 출신이다. 2003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30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왕에 올랐다.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 감독과 조 코치는 2012년부터 4년 동안 함께 SK 마운드에 힘을 쏟은 인물들이다. 그들이 다시 모여 올해 SK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다. 공격과 수비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적지 않지만, 최우선적으로 바로잡아야 할 문제를 마운드 안정으로 보고 있다.
/ knightjis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