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김태형표 교체 승부수, 참담했던 8회의 마운드 붕괴 [오!쎈 PO3]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11.13 00: 10

'단기전의 최강자'라고 불리운 사령탑의 머뭇거림은 결국 팀의 대기록 하나를 멈췄다 
두산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5로 패배했다.
이날 두산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 투수로 냈다. 올 시즌 20승을 거둔 알칸타라는 지난 5일 LG 트윈스전에서 목 담 증세로 4⅓이닝 4실점을 기록했던 알칸타라는 3차전으로 등판을 미루며 휴식을 취했다.

1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경기에 앞서 두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sunday@osen.co.kr

휴식을 취한 알칸타라는 본래의 모습을 완벽하게 찾았다. 100%의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정규시즌과 비슷한 정도의 공을 던지면서 KT 타선을 잠재웠다. 1회초 상대의 작전 실패로 위기를 넘겼던 알칸타라는 2회부터 4회까지 삼자범퇴로 이닝을 지워갔다.
5회에는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2루타 맞고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지만, 후속타자를 잘 묶었다. 6회에도 2루타가 나왔지만, 실점없이 넘어간 알칸타라는 7회에도 올라와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희생번트에 이어 땅볼 두 개로 아웃카운트를 무실점으로 채웠다.
투구수가 90개를 넘긴 가운데 알칸타라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대타 김민혁과 조용호를 땅볼과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황재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리기 시작한 알칸타라는 코칭스태프가 올라왔지만, 로하스에게 안타를 맞았다. 2사 1,3루.
김태형 감독의 이전과 같은 단기전 운용이었다면 빠른 투수교체로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 올렸겠지만, 이날 만큼은 '인내심'을 발휘했다. 결국 유한준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에야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알칸타라에게 점수를 뽑은 KT는 분위기를 탔다. 1,2차전을 내줬지만 조금씩 분위기를 올려왔던 KT는 막혔던 혈이 뚫리자 신바람을 탔다. 
홍건희가 포일로 추가 점수를 주면서 KT는 더욱 살아났다. 홍건희는 제구까지 흔들리며 추가 출루를 내줬고, 배정대의 2타점 적시타까지 나왔다. 완벽하게 넘어간 분위기. 박치국 카드를 꺼냈지만, 늦었다. KT의 추가 적시타가 나왔고 8회초에만 5점을 내줬다.
경기를 마친 뒤 김태형 감독은 "사실 알칸타라보다 잘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다. 홍건희도 잘 던졌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공만 던지면 된다. 투수코치에게도 투수들이 자기 공만 던질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포일은 사인 미스는 아니다. 박세혁이 높은 공을 요구했는데 낮게 들어가서 대처가 늦은 것 같다"고 8회의 상황을 되돌아봤다.
두산은 8회말 오재원이 솔로 홈런을 쳤지만, 분위기를 끌고 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두산은 이날 경기를 내주면서 포스트시즌 연승을 8연승에서 멈췄다.
1승을 거둔다면 두산은 1987~1988년 해태 타이거즈가 세웠던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인 9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박자 늦은 교체에 두산은 의미 있는 기록 하나를 날려야만 했다./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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