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별명에 걸맞게 ‘오늘의 깡’의 주인공이 돼야죠.”
KBO는 올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농심과 프로모션 협약을 맺었다. 포스트시즌 매 경기 결승타를 친 선수에게 100만원의 상금과 함께 농심에서 만든 ‘깡’ 과자류 제품을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2020년 한국을 지배했던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깡’이다. 가수 비가 지난 2017년 발표한 노래 ‘깡’이 역주행 바람이 일었고 이를 패러디하고 재생산되면서 '밈'이 형성됐다. '깡 신드롬'이었다. KBO의 프로모션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깡’ 열풍은 KBO리그에도 불었다. ‘1일 1깡’의 자세를 그라운드에서 선보였던 NC 강진성이 주도했다. 프로모션을 기획한 측에서도 강진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 지명돼 NC의 창단 멤버로 합류한 강진성은 데뷔 9년차에 비로소 잠재력이 빛을 발휘했다.
이동욱 감독과 이호준 코치가 교정과 변화를 주도했고 올해 승부처에서 해결사의 기질을 과시했다. NC의 정규시즌 우승의 원동력은 초반 질주였는데 이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으며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고 121경기 타율 3할9리(395타수 122안타) 12홈런 70타점 53득점 OPS 0.814의 기록을 남겼다. 시즌 초반의 페이스가 후반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NC 최고의 수확은 강진성이라고 꼽아도 무리는 아니다.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준비하는 강진성은 “중계로 보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관중도 많고 집중력도 다른 것 같다. 투수들 공도 정규시즌 많이 다르더라. 기대 반 설렘 반의 감정이다”면서 한국시리즈 자리에서 기다리며 포스트시즌을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포스트시즌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만큼 결승타의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오늘의 깡’ 시상을 강진성 역시 알고 있었다. 자신의 별명이 ‘깡’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고 그는 ‘깡’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내 별명처럼 진정한 깡을 하고 싶다. 오늘의 깡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과자를 먹지 않는다는 강진성은 만약 ‘오늘의 깡’ 주인공이 되어 상품을 받게 되면 구단 관계자에게 나눠줄 것이라는 후문이다.
데뷔 첫 풀타임 시즌에 팀은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다. 강진성은 “준비를 잘 하고는 있지만 기다리면서 운동만 하다보니 몸이 쳐지면서 힘든 것도 있다. 포스트시즌을 보면서 나름대로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경기 감각의 문제가 있고 더 강한 공을 뿌리는 투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는“청백전을 하고 있지만 진짜 경기와는 느낌이 다르다. 걱정도 있는데 준비를 잘 해야할 것 같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이어 “이호준 코치님께서 준비를 하지 않고 들어가면 순식간에 타석이 지나간다고 하시더라. 감각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대의 강속구 투수들의 공이 안보일 것이다. 그래서 배팅볼 기계의 속도를 엄청 빠르게 해놓고 계속 보고 있다. 많이 보면서 익히고 있다”고 경기 감각을 빠르게 되찾기 위한 대비책을 언급했다.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자부심은 플레이오프 승자가 누구든지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원천이다. 그는 “정규시즌 1위를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반 경기차로 쫓겨도 봤다. 그래서 걱정보다는 우리가 잘 해서 이 자리에 왔기 때문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경험해 본 선배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한국시리즈를 임해야할지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는 “(이)명기 형이 KIA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러봤으니까 얘기를 많이 한다. ‘포스트시즌은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팀을 위해서 해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안타를 치면 좋겠지만 안타가 아니라도 팀배팅을 하고 공을 피하지 않고 어떻게든 맞고서라도 나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의 각오도 다르지 않다. 그는 “어떻게든 출루하고 다이빙캐치도 하면서 이 몸 한 번 불태워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