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인의 미친 선수' 이동욱 감독의 바람 "미친다고 생각해야 미친다" [오!쎈 창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1.13 13: 15

“미쳐야 한다고 생각해야 미칠 수 있다.”
가을야구에서 승리하는 팀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조건 중 하나는 바로 ‘미친 선수’의 등장 여부다. 시리즈를 지배하는 ‘미친 선수’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가 될 수도 있고, 간판 주전 선수가 될 수도 있다. 백업, 주전을 가리지 않고 시리즈 동안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 팀의 가을야구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올해 두산과 LG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인 두산 오재원, 그리고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11탈삼진 이상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세운 두산 크리스 플렉센이 올해 가을야구의 대표적인 ‘미친 선수’였다.

NC 이동욱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주시하고 있다./ rumi@osen.co.kr

창단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NC 다이노스는 차분하게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올 상대 팀을 기다리고 있다. “올라올 상대 팀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올라올 팀까지 생각하게 되면 생각할 것이 더 많아진다”고 말하는 이동욱 감독이다. 오롯이 팀 자체에 집중을 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그 모습 그대로 선수들이 활약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단기전의 ‘미친 선수’ 존재는 이동욱 감독 역시 간과하지 않는 부분이다. 그는 “선수들이 정규시즌동안 해온 것들이 있다. 그 선수들이 해온 과정들을 믿고 있다”고 말했지만, 최대 7경기를 같은 팀과 치르는 단기전이다. 순간을 지배하는 선수가 나올 경우 분위기를 순식간에 휘어잡을 수 있다.
이동욱 감독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 모두가 ‘미친 선수’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선수들 모두가 '미친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결연하게 임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모든 선수가 미쳤으면 좋겠다. 미치려고 생각해야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두려움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미쳐주길 바라는 사이 이동욱 감독은 벤치에서 최선의 준비를 다할 생각이다. 한 번의 판단이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고 패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지켜봤다. 다만, 완벽한 준비를 한 뒤 최선의 결정을 내려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한다. 
이동욱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실패하면 욕을 먹고, 성공하면 신의 한 수라고 얘기를 듣는다. 단기전은 정말 ‘우주의 기운’이 모여야 하는 것 같다”고 웃으면서 “어쨌든 감독의 선택이 실패하면 욕을 먹게 된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서 결단을 내린다면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 역시 몇몇 선수들처럼 첫 한국시리즈, 긴 시간 준비를 하는 것도 처음이다. 부담감과 두려움이 온 몸을 짓누르고 있을 터. 그는 “어차피 감독이 판단을 내려야 한다. 판단을 내려야하는 상황들이 많을텐데 순간의 결단에 망설이지 않을 것이고 회피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하며 한국시리즈의 각오를 밝혔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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