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통했다. 감독으로는 역대 최초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 KT와 4차전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냈다. NC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투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감독 첫 해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팀을 이끌었다. KBO리그 역사상 그 어떤 감독도 해내지 못한 기록.

김태형 감독은 두둑한 배짱과 과감한 승부수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도 1회 선발 유희관의 공이 좋지 않자, 3타자 만에 교체했다. 2승 1패로 앞서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2패팀처럼 벼랑 끝 마운드 운영이었다.
유희관은 1회 조용호,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서 로하스에게 우중간 펜스를 맞는 2루타를 허용했다. 2루주자의 판단 착오와 주루 실수로 홈에서 태그 아웃, 실점없이 1사 2,3루 위기였다. 4번 유한준 상대로 볼 2개를 던지자, 김태형 감독은 교체를 지시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승부를 피하자, 8년 연속 10승 투수라도 가차없었다.
1회 투수 교체는 대성공이었다. 김민규가 올라와 KT 중심타자를 내야 뜬공, 삼진으로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4회까지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을 이어갔다.
김태형 감독은 3차전에서 패배했지만, 등판한 불펜 투수들의 구위를 보고 4차전 계산이 섰다고 했다. 불펜 운영도 내일이 없는 경기처럼 과감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김민규에 이어 6회 이승진을 올렸다. 그리고 7회에는 1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8회 1사 2,3루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플렉센을 구원 투수로 올렸다. 플렉센이 7~8회를 14구로 끝내자, 마무리 이영하 대신 9회에도 플렉센에게 맡겼다.
4경기 연속 고정 라인업이었던 타순도 4차전에선 대폭 바꿨다. 오재일이 3차전까지 타율 8푼3리(12타수 1안타 5삼진)로 부진하자 3번에서 8번으로 내렸다. 주장이자 중심타자라도 믿고 기다려주기보다는 냉정하게 타순을 조정했다.
발목 상태가 안 좋은 오재원 대신 최주환이 시리즈 들어 첫 선발 출장, 2루수 5번에 배치했다. 최주환은 4회 결정적인 선제 투런 홈런을 쏘아올려 기선을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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