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새로운 감독으로 류지현(49)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1990년 LG 트윈스가 MBC 청룡을 인수해 창단한 이후 LG 최초 프랜차이즈 출신 감독이다. MBC 청룡 시절부터 선수로 뛴 이광은, 김재박 전 감독이 있었지만, 순수 LG 선수 출신으로는 류지현 감독이 처음이다.
류지현 감독은 1994년 LG에 입단해 2004년 은퇴까지 LG에서만 뛰었고, 이후 코치 생활도 LG에서만 한 선수-코치 ‘원클럽맨’이다. 선수로 11년, 코치로 16년 합쳐서 27년을 LG맨으로 지내왔다.

차명석 LG 단장이 메이저리그식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했고, 류지현 감독이 가장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LG에서 27년간 선수와 코치로 몸 담으며 팀의 내부사정에 정통하고 선수들의 기량과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더불어 선수단과 소통 및 프런트와 협업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현대 야구 트렌드인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고, 지난 3년간 수석코치를 맡아 차기 감독으로 준비를 해 왔다.
류지현 감독은 신인 시절인 1994년 우승 멤버다. 당시 신바람 야구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었고, 데뷔와 동시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마지막 우승이 될 지는 몰랐다. 이후 LG는 1997~9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고, 2002년 준우승 이후 한국시리즈 무대에도 올라가지 못했다. 올해까지 26년째 무관이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 26년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13일 감독 임명 소감을 말하며 LG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27년간 팬들로부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대신 너무나 죄송한 것이 많다. 1994년 멋 모르고 신인 때 우승한 뒤로, 늘 약속했던 우승이라는 단어를 지키지 못했다”며 “(감독으로서 우승이)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선사해야 할 사명감이 아니겠는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신인 때 우승하고, 감독으로 다시 우승을 차지한다면 대단한 기록이자 영광이 될 것이다. 류지현 감독은 “만약 그렇게 이루어진다면,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다”고 각오를 보였다.
LG는 2년 연속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쳤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점점 강팀의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노력했는데, 마무리를 잘 못해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렸다”고 했다.
계약 기간 2년, 류지현 감독은 선수 때처럼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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