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이 저문다고? '후반기 ERA 1.50' 오승환, 내년이 더 기대된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11.14 15: 03

김태균(한화)에 이어 정근우(LG)가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으며 1982년생 황금세대가 서서히 저무는 분위기다. 하지만 1982년생 황금세대의 주역 중 가운데 한 명인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은 세월을 거스르고 있다. 오승환을 보노라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 
일본과 미국을 거쳐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오승환은 올 시즌 뒤늦게 1군 무대를 밟았고 45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8세이브 2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2.64. 전반기 1승 1패 6세이브 2홀드(평균 자책점 4.58)에 이를 만큼 모두가 알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후반기 들어 2승 1패 12세이브(평균 자책점 1.50)를 기록하는 등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분명한 건 시츤 초반보다 나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도 있었고 1년 정도 실전 경험도 없었고 그 가운데 수술도 했었다. 다행인 건 시즌 후반 들어 몸 상태가 좋아져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승환은 정규 시즌이 끝날 무렵 이렇게 말했다. 

9회초 삼성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4연투를 소화할 만큼 체력에 대한 걱정은 접어둬도 될 듯. 그는 "3일 동안 나갔는데 더블헤더가 있어서 4연투가 됐다. 내 몸을 내가 생각하면 혹사가 아니다.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가 휴식을 줬는데 상황이 되면 준비하겠다고 했다. 반대로 상황이 안 되면 안 나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포수 강민호는 오승환의 현재보다 미래를 주목했다. "정말 대단하다. 마흔 가까운 나이에도 구위가 아주 뛰어나다. 승환이형의 공을 받아보면서 느낀 게 시즌 초반에는 초속은 빠른데 종속은 느린 느낌이었는데 후반기 들어 초속은 느리지만 종속이 빠른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강민호의 말이다.  
오승환의 철저한 자기 관리도 이를 뒷받침한다. 강민호는 "내가 어릴 적에 봤던 베테랑 투수들은 항상 트레이너실에 누워서 쉬는 경우가 많았는데 승환이형은 항상 야구장에 일찍 나와서 개인 훈련을 소화한다. 젊은 투수들에게 당연히 귀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좌완 신예 이승민은 "오승환 선배님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무게도 무게지만 티셔츠가 흠뻑 젖을 만큼 열심히 하신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복귀 첫해 성적만 놓고 본다면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크지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은 변함없다. 세월을 거스르는 오승환의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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