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 역대 SK와 삼성에 이어 3번째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을 세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초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령탑이 됐다. SK와 삼성의 6년 연속 기록은 두 명의 감독 아래에서 달성했다. 승부사답게 김태형 감독은 4차전 1회부터 과감한 경기 운영을 펼쳤고, 승리로 이끈 신의 한수가 됐다.

선발 유희관은 1회 3연속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조용호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천적 로하스에게 우중간 펜스를 맞는 2루타를 맞았다. KT 2루주자 조용호의 타구 판단 착오, 이로 인해 스타트가 늦어 홈에서 태그 아웃되면서 실점은 없었다. 행운이었다. 정수빈-최주환-박세혁으로 이어지는 송구가 빨랐고 정확했다.
1사 2,3루에서 유희관은 유한준 상대로 볼 2개를 연거푸 던졌다. 이 때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을 내리고 김민규를 구원 투수로 올렸다. 유희관의 공으론 승부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김민규는 2볼에서 첫 공을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했다. 3볼까지 간다면 만루 위기가 눈앞이다. 김민규-박세혁 배터리의 선택은 슬라이더(129km)였다. 박세혁은 바깥쪽으로 빠져 앉아 바깥쪽 코스를 요구했는데, 김민규의 슬라이더는 다소 밋밋하게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다소 실투였다.
스트라이크 코스로 들어오자, 유한준은 배트를 휘둘렀으나 변화구 대처 타이밍이 늦었다. 타자는 2볼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직구를 가장 높게 예상했을 것이다. 2루수 뜬공 아웃.
큰 산을 넘은 김민규는 강백호 상대로 직구 4개를 연속 던지며 2볼 2스트라이크가 됐다. 5구째 131km 슬라이더를 원바운드가 되도록 낮게 던졌고, 강백호는 헛스윙 아웃으로 물러났다.
김민규는 최대 위기를 실점없이 넘겼다. 초구 슬라이더로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자신감이 생겼고, 다음 타자도 슬라이더 결정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김민규는 5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의 인생투로 승리 디딤돌을 놓았다. 4차전 데일리MVP를 수상했다.
반면 KT는 소형준의 실투 하나가 뼈아팠다. 0-0 동점인 4회 2사 2루, 최주환 타석의 1볼에서 조현우에 이어 소형준이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체인지업 2개가 볼이 되면서 3볼 1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소형준이 3구째 공은 한가운데로 살짝 꺾이면서 들어갔고, 최주환의 배트에 걸린 공은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전력분석팀에선 직구(143km)로 표기했는데, 이후 KBO 공식 앱은 141km 슬라이더로 정정했다. 이 투런 홈런 한 방이 이날 유일한 득점 장면이었다. 시리즈 1차전에서 불꽃투를 던졌던 소형준에게 단 하나 아쉬운 공이었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