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오재일(34)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재일은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올 시즌 타율 3할1푼2리 16홈런 89타점으로 두산의 중심타자로 굳건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는 타율 6푼7리(15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꾸준히 중심타선을 지켰던 그였지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8번타자로 내려가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좋고 안 좋고를 떠나서 타석에서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타순 변화에도 반등 조짐을 보이지 못했지만, 두산은 KT를 3승 1패로 꺾고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동시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노리게 됐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하다고,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라며 “오재일은 선발로 꾸준히 나간다”고 굳건한 믿음을 보냈다.
막연한 기대는 아니다. 오재일은 올 시즌 NC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15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를 기록했다. NC의 홈구장인 창원 NC파크에서 타율 3할7푼1리로 대부분의 안타를 몰아쳐 때려냈지만, NC전 기억이 좋은 만큼, 반등 요소는 충분하다.
오재일로서는 한국시리즈에서 자존심 회복과 함께 KBO리그 한국시리즈 최초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오재일은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할3푼3리(18타수 6안타) 1홈런 6타점으로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특히 4차전에서 9-9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2루에서 결승타를 때려내면서 해결사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오재일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반등과 함께 팀 우승을 이끌어 MVP가 되면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게 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회 MVP를 받은 선수는 김용수(1990, 1994), 이종범(1993, 1997), 정민태(1998, 2003), 오승환(2005, 2011)이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2년 연속으로 받은 경우는 없다. 오재일로서는 다시 없을 기회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