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면 꼭 남아줘”…최다승-최다안타 외인 특급 조력자, 바라는 선물 [KS]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11.17 11: 02

"정말 좋은 선수들인데, 내년에도 같이 했으면 좋겠네요."
두산은 올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두 선수의 활약에 6년 연속 한국시리즈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라울 알칸타라는 지난해 KT 위즈에서 뛴 뒤 올해 두산으로 이적해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리그 최다승, 승률 1위, 평균자책점 3위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2년 차’ 페르난데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쿠바 출신인 페르난데스는 199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타율 3할4푼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사진]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왼쪽부터) 라울 알칸타라-최우진-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들이 안정적으로 한국무대에서 적응할 수 있는 배경에는 통역 최우진(29) 씨의 공도 컸다. 2015년 두산에서 스페인어 통역을 했던 최우진 통역은 2017년과 2018년 LG 트윈스를 거쳐 지난해 페르난데스의 합류와 함께 다시 두산으로 왔다.
최우진 씨는 "페르난데스는 보는 것과 같이 아주 흥이 많다. 알칸타라는 한 번 흥이 오르면 페르난데스 못지 않지만, 평소에는 침착하고 조용한 성격"이라고 선수들을 소개했다.
통역의 역할은 단순히 '말만 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선수들의 불편한 부분부터 세심하게 관리를 해주며 적응에 도움을 줘야 한다.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부진하면 통역도 '가시 방석'이 될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알칸타라는 시즌 중반 승리를 챙기지 못했고, 페르난데스는 막바지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옆에서 지켜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믿음이 굳건했다. 최우진 씨는 “페르난데스는 2년을 지켜보니 어느정도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못 쳐도 내일은 치겠지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알칸타라는 올해 우리팀에 올 때부터 잘했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한 걱정은 없었다”고 웃었다.
[사진]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왼쪽부터) 라울 알칸타라-최우진-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제공
항상 옆에서 많은 힘이 되는 만큼, 알칸타라와 페르난데스도 수훈 선수를 인터뷰 말미에 “항상 옆에서 도와주는 최우진 통역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직접 이 말을 전달해야 하는 입장에서 낯이 간지럽기도 했지만, 최우진 씨는 “항상 많은 장난을 치는데 이렇게 고마움을 표현해줘서 나 역시 고맙고 힘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는 만큼, 최우진 씨는 내년 시즌에도 한 팀에서 뛰기를 바랐다. 알칸타라와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일본 NPB 등에서 눈여겨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우진 씨에게 ‘한 시즌을 고생한 만큼, 우승 선물을 달라고 하면 무엇을 달라고 하고 싶나’고 묻자 "우승하면 내년에도 두산에 남았으면 좋겠다. 정말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는 만큼, 이 선수들과 오래 같이 하고 싶다"고 진심 가득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알칸타라는 한국시리즈 1선발로 나가는 만큼 꼭 승리를 가지고 왔으면 좋겠다. 페르난데스도 플레이오프에서 기대만큼은 못해줬지만, 언제든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이 된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줘서 마지막에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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