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게 참 많네요."
김재호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6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한 김재호는 2-1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구창모의 직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은 김재호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홈런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에만 통산 78경기를 출전한 김재호는 지금까지 한 번도 가을무대에서 홈런을 친적이 없었다. 하지만 79번째 경기만에 드디어 첫 가을야구 홈런이 나왔다. 아울러 한국시리즈 37번째 경기에서 홈런을 치면서 역대 최다 경기 한국시리즈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 기록으로 33경기 째 때려낸 박경완이다.
김재호는 8회에도 안타 한 개를 더하면서 멀티히트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두산은 5-4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김재호는 "처음인 게 참 많다"라며 "한 방이 필요해서 욕심을 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재호와의 일문일답.
- 소감은.
▲ 처음인 게 참 많다. 너무 기분 좋다. 다행히 이겨서 좋다.
- 처음인 것이 많다고 했다. 예를 들면.
▲ 결승타, 홈런, MVP 모두 처음인 거 같다. 오늘은 중심 타자들이 해야 될 역할인데 내 타순이 올라가면서 대신한 거 같다.
- 홈런 자체가 초구를 노린 거 같았는데.
▲ (오)재일이가 '홈런 하나 쳐주세요'했는데 앞에서 끝났다. 흐름이 왔다갔다 하는데 우리가 수비 운이 좋았던 거 같다. 그런 상황에서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서 욕심을 냈다. 다행히 생각했던 공이 나왔다.
- 흐름 바꾸는 큰 수비를 한 게 어떤가.
▲ 맥이 좀 끊긴다. 허경민, 저, 플렉센의 타구가 흐름을 바뀔 수 있었다. 막은 덕분에 우리가 점수를 낼 수 있었다. 어제는 우리가 병살이 많았는데 오늘은 우리가 행운이 있었다.
- 첫 홈런이 한국시리즈 최다 경기 첫 홈런이다.
▲ 창피하다. 이런 경기 때 항상 주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조연이 되자는 생각을 한다. 타선 자체가 하위타선이나 연결하는 타선을 하다보니 주연 보다는 조연을 생각했다. 큰 거에 대한 욕심을 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까 홈런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다. 또 홈런 칠 자신도 없었다. (웃음)
- 박건우의 홈 보살때는 3루라 생각했나. 홈으로 생각했나.
▲ 홈이었다. 양의지의 선수가 박건우의 어깨를 알고 있어 안 갈 줄 알았는데 얕봤나보다. (웃음)
- 어린 선수들이 올라왔는데 베테랑으로서 어떤 마음이었나.
▲ 너무 잘하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마운드에서 잘 싸워주고 있고, 힘들지만 티를 안내는 것 같다. 우리가 힘든 내색을 하면 더 흔들릴 수 있다. 너무 잘하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지금까지 너무 잘해왔다. 단, 영하는 빼고다.(웃음)
- 1차전 내주고 어떤 이야기를 했나.
▲ (오)재일와 많이 이야기를 했다. 사실 재일이가 작년에 MVP이기도 하고 주장도 했으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거 같다. 야구쪽으로 빠져들지 말고 팀 전체로서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잘 받아줬다. 덕분에 팀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 오늘 세이브를 한 김민규에게 칭찬을 하면.
▲ 정말 많이 변했다. 작년만 해도 공은 좋지만, 항상 캠프 때 감독님만 보면 못해서 안타까웠다. 좋은 투수인데 적응을 하지 못하는 거 같았다. 그것을 탈피하면서 지금 민규만큼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앞으로가 더 기대 된다. 정말 잘 던질 거 같다. 두산에서 잘 던질 거 같다.
- 6년 연속 한국시리즈인데 달라지는 거 같나.
▲ 예전에는 한 명이 못치면 욕을 많이 먹으니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이 있었던 거 같다. 이제 누가 됐든 팀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고, 그런쪽으로 바뀌려고 하는 거 같다 . 예전보다 자책하는 선수들이 많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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