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어의 이기심과 NC의 부적절 프레임, 구단 최고의 순간까지 잠식 [KS]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1.19 05: 12

말 그대로 이슈가 이슈를 덮었다. NC 구단 역대 최고의 순간, 그리고 KBO가 그렸던 잔칫날의 그림이 예상 밖의 사태로 어긋나버렸다. 그 여파의 크기를 예단할 수 없지만 예상했던 장면들이 연출되지 않은 것은 분명하고, 향후 이슈까지 점령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경기 승리라는 경사스러운 날이었다. 지난 2016년 한국시리즈 4전 전패의 아픔을 어느 정도 치유한 승리였다. 2016년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단 2안타에 그쳤던 나성범이 보란듯이 4안타 맹타를 휘둘렀고 드류 루친스키는 한국시리즈 첫 승을 이끈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러나 쐐기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데일리 MVP에 선정된 애런 알테어의 고집과 그릇된 판단, 그리고 구단의 안일한 대응은 역사적인 순간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다. 

9회말 1사 만루 상황 NC 알테어가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1루에 안착해 기뻐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마스크를 쓰고 많은 말을 하면 호흡이 곤란하다”고 말하면서 알테어는 마스크 미착용을 끝까지 고집했고 이후 시상식과 공식 기자회견이 모두 취소됐다. 결과적으로 방역 당국의 지침과 KBO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도 무방했다. 주최측인 KBO, NC 구단 직원들 알테어의 몽니에 모두 당황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알테어는 한국시리즈 식전 행사, 과거 정규시즌 우승 행사 당시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알테어의 과거 행적은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힘들었고 그릇된 신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 정치적 신념에 대한 부분까지 이슈가 확산됐다.
코로나19가 다시 대유행의 기미를 보이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19일 0시 부로 1.5단계로 격상이 되면서 한국시리즈 관중 입장도 종전 50%에서 30% 미만으로 축소됐다. 이역만리의 외국인 선수로서 알테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풀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행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마스크 착용 거부는 신념에서 비롯된 행동일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기적이었고 리그 구성원 전체를 향한 존중과 배려심이 부족하다는 점만 드러났다. 결국 NC가 주장한 해명도 궁색해졌다. 해프닝이 아닌 명백한 사건으로 증폭됐다.
구단의 미흡한 초기 대처, 그리고 이동욱 감독 및 선수단 전체적인 인식은 알테어를 두둔하는 분위기였기에 사태가 더욱 커졌다. 시국과 사회적인 분위기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려는 프레임을 만드는 듯 했다.
하지만 이전에도 알테어는 마스크 미착용으로 인한 방역지침 위반으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KBO가 18일 발표한 징계 사항에도 알테어는 이전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구단이 충분히 경각심을 심어줄 시간이 있었음에도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방임했다.
구단 역시 알테어 사태에 대해 억울하고 당황스러운 기색을 느꼈을지라도 외면해서는 안됐다. 구단 역시 현재 사태에 책임이 있다. 과거 NC는 포스트시즌 기간 중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으로 뒤늦게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던 전례가 있다. 신생구단으로서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각종 사건사고에 끊임없이 노출 됐던 구단의 행태가 답습됐다.
선수단을 총괄하고 대표해야 하는 이동욱 감독 역시 알테어의 논란이 불거지고 난 뒤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주의시키겠다”는 말만 반복했을 뿐이다. 알테어의 정확한 상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서 인지하고 있던 부분들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선수단을 관리하는 대표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구단은 “알테어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구단 역시 주의를 시키면서 같은 사태가 반복될 경우 선수단에서 제외시킬 생각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알테어의 팀 내 존재감을 감안하면 한국시리즈 기간 중 극단적인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알테어로 인해 NC는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 이후 첫 통합우승까지 가는 길목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이 생겼고, 구단 최고의 이슈를 스스로 잠식시키는 ‘팀 킬’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알테어는 1차전 논란 이후 2차전에서 추격의 적시타를 때려내는 등 흔들림이 없었다. 홀로 평온했다. 덕아웃에서는 논란을 의식한 듯 마스크를 착용한 듯 했다.
하지만 NC는 축제 자체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슈 자체가 알테어로 넘어간 책임은 구단 모두가 짊어져야 한다. 알테어의 신념과 행동이 만든 여파는 사뭇 심각하다. KBO에도 유감스러운 입장을 전달해야 하는 NC 구단이다. NC와 KBO 모두 코로나19 시국에서 웃을 수 없는 행사들을 치르는 꼴이 됐다.  /jhrae@osen.co.kr
5회말 공격이 진행되는 가운데 NC 알테어가 더그아웃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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