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최소 연봉’ 아기 곰의 씽씽투, 거침없는 ERA ‘0’ 행진 [KS]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11.19 11: 12

"원래 정말 공은 좋았는데…."
두산 투수 김민규(21)는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두산 선수 중 가장 어리다. 연봉은 2900만원, 신인 안권수(2700만원)를 제외하곤 가정 적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구위는 누구 못지 않게 위력적이다.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NC의 한국시리즈 2차전. 5-1로 앞선 9회말 두산은 마무리 투수 이영하를 투입하며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영하가 안타와 볼넷을 잇달아 내주면서 순식간에 3실점을 했고, 5-4 한 점 차까지 좁혀졌다. 1사 1,2루로 위기가 이어지자 두산 벤치는 움직였다.

두산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경기 종료 후 두산 김민규가 허경민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sunday@osen.co.kr

선발이 무너졌을 때 스윙맨으로 생각했던 김민규를 투입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홍건희와 김민규 중 고민했는데, 김민규가 제구 부분에서 더 믿음이 가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마무리가 구위 난조로 강판됐고, 1점 차 살얼음 승부. 프로 2년차에 불과한 김민규는 부담감에 떨지 않았다. 선두타자 박민우를 포크볼로 삼진 처리했고, 이어 이명기를 1루수 땅볼로 잡으면서 승리를 지켰다. 두산은 5-4 승리와 함께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⅔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이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잡고 내려가자 4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포스트시즌 첫 승을 챙긴 그는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도 챙겼다. 위기의 순간, 가장 중요한 장면에서 팀을 연거푸 구해냈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6.1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이다. 불펜에서 박치국(5경기 5이닝 무실점)과 함께 최고 믿을맨이다.
경기를 마친 뒤 김태형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잘 막아줬다. 최근에 좋다고 했지만, 막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잘 막아줬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유격수 김재호도 김민규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김재호는 "정말 많이 변한 거 같다. 작년만에 해도 공은 좋지만 항상 캠프 때 감독님이 보시면 못해서 안타까웠다. 좋은 투수인데 적응을 하지 못하는 느낌이 있었다"라며 "그것을 탈피하면서 지금 우리 팀에 (김)민규 만큼 던지는 투수가 없는 거 같다. 앞으로도 정말 잘 던질 거 같다"고 칭찬했다.
김민규는 2018년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30순위)로 입단했다. 고교 시절 38⅓이닝 동안 50개의 삼진을 잡을 정도로 좋은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프로의 벽에 부딪혔다. 올해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서 우수투수로 활약하면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부상으로 인해 생긴 투수진 균열로 자리 하나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김민규는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운드에서 내성적인 모습을 바꾸려고 했다. 조금 더 당당해지려고 했다"고 이전과 달라진 모습에 대해 짚었다. "매일 최고의 순간이 바뀐다"고 이야기한 그는 "이제 우승하고 환호하고 싶다"라며 꿈을 밝혔다. /bellstop@osen.co.kr
경기 종료 후 두산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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