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못하면 욕을 먹는게 두려웠던 거 같아요.”
두산 베어스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1차전을 내줬던 두산은 2차전에서 타격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반격에 성공했다. 그동안 타격감을 살리지 못했던 타자들이 하나 둘씩 살아났다. 플레이오프에서 1할이 채 되지 않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오재일은 이날 멀티히트를 때려냈고, 1차전에서 병살타 두 방을 쳐 자존심을 구긴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홈런을 날렸다. 두산은 분위기를 바꾸면서 3차전 반격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두산은 2015년 이후 6년간 꾸준하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가을 강팀으로 이름을 날렸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SK 와이번스(2007~2012년), 삼성 라이온즈(2010~2015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로 이 부문 최다 타이 기록이다. 동시에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모두 이끈 김태형 감독은 연속 최다 한국시리즈 진출 신기록을 세웠다.
선수단에도 '가을 DNA'에 스며들었다. 비록 한 두 명씩 멤버는 바뀌었지만, 가을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꾸준하게 있어 '경험'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장착하게 됐다.
가을야구를 마주하는 분위기도 달라졌다. 공통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만큼, 개인보다는 정말 '팀 승리'를 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2차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한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는 “예전에는 못 치게 되면 욕을 먹으니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이 많이 있었던 거 같다. 이제는 누가 됐든 팀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 선수들 사이에 많이 생겼고 그런 쪽으로 바뀌려는 거 같다”라며 “예전보다 자책하는 선수들이 많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타격부진에 시달렸던 주장 오재일에게도 김재호는 비슷한 맥락의 조언을 전했다. 김재호는 "(오)재일이가 작년에 MVP이기도 하고 주장도 했으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거 같다. 야구쪽으로 빠져들지 말고 팀 전체로서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잘 받아줬다"라며 "덕분에 팀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