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는 장타 가뭄에 시달리는 삼성 타선의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다. 올 시즌 98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8푼1리(216타수 39안타) 30타점 25득점에 그쳤으나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10개)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성규는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아쉬운 게 많다. 스스로 기대했던 부분도 있었는데 많이 안 좋았다"며 "올 시즌을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30점에 불과하다. 1할대 타율은 너무 아쉽다. 나머지 70점은 겨우내 잘 준비하면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성규는 또 "그동안 상체 위주로 치는 타격을 했었는데 김용달 코치님의 도움을 받으며 하체를 제대로 활용하는 타격 자세로 바꾸는 과정"이라며 "레그킥은 장타 생산에는 유리하나 타이밍을 잡는 게 힘들어 정확성이 너무 떨어져 변화를 줘야겠다고 판단했다. 올해처럼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허삼영 감독은 "이성규와 팀의 미래를 위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꼭 스윙만 바꾸는 게 답이 아니다. 상대 투수의 패턴을 읽거나 타구 방향을 노리는 등 정확도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성규는 "생각이 너무 많다 보니 더 복잡해질 때가 많다. 좋을 때는 되게 단순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생각이 아주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쳐야 할 때를 놓치기도 한다. 쉬운 게 없다. 열심히 준비하는 게 정답"이라고 대답했다.
경기 출장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흐름이 끊길 때도 있다. 이성규는 "잘 쳐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경기에 계속 나간다면 나만의 무언가가 생길 것"이라며 "올해의 경우 그런 부분이 부족했는데 내가 초반에 잘해서 기회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격과 더불어 수비에서의 보완할 부분도 언급했다. 이성규는 "1루수는 수비 부담이 크지 않았는데 나머지 포지션에서는 핸들링과 스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성규 스스로 "100점 만점에 30점"이라고 평가했지만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데뷔 후 부상 악령에 시달렸던 이성규는 인터뷰할 때마다 부상 방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큰 부상 없이 장기 레이스를 완주했다는 건 기분 좋은 일.
그는 "시즌 초반에 옆구리가 조금 안 좋았는데 그거 제외하면 크게 아픈 데 없었다"며 "경기에 꾸준히 나간 게 아니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다. 아마도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힘들지 않을까.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달성과 관련해 "중요할 때 홈런을 치고 싶었는데 점수 차가 많이 날 때 친 것 같아 홈런을 쳐도 좀 그랬다"고 웃었다. 이성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을 묻자 "당연히 마지막 홈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성규는 지난달 6일 잠실 LG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2회 선두 타자로 나서 LG 필승조 이상규에게서 좌중월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시즌 10호째. 그는 "여러 가지 의미가 많이 담겨 있는 홈런이다.

이성규는 다음 달부터 고향인 광주에서 광주동성중-동성고 동기인 김원중(롯데)과 함께 몸만들기에 나설 예정이다.
"시즌 후 체력 훈련을 해왔던 피트니스센터에서 원중이와 함께할 계획이다. 센터 대표팀께서 훈련 스케줄을 정해주신다.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 몸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기술적인 부분은 김용달 코치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계속 생각하면서 내 것으로 만들겠다".
이성규는 인터뷰가 끝날 무렵 오치아이 에이지 퓨처스 감독과 김종훈 퓨처스 타격 코치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2군에 내려갔을 때 오치아이 감독님과 김종훈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투수 출신 오치아이 감독님은 투수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일본의 한 타자 동영상을 보여주시면서 '너와 비슷한 스타일이니 이렇게 한번 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또 김종훈 코치님은 원포인트 레슨을 많이 해주셨는데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