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SK 와이번스 마운드에 희망을 준 김정빈(26)이 5선발 후보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정빈은 2020년 정규 시즌 종료 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 중이다. 19일 훈련이 끝나고 만난 그는 “제구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올해 부족한 것을 찾고 있다. 일단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웨이트와 러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리고 투수 폼도 좀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불펜진에서 57경기 등판해 1승 1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한 김정빈은 5월 개막 후 6월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투수였다. 5월 5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6월 26일 LG 트윈스전까지 2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했다. 2013년 3라운더로 2017년 2경기 3이닝이 1군 경험이 전부였던 그는 올해 시즌 초반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6월 28일 LG전에서 첫 실점을 하기 전까지 ‘미스터 제로’라고 불렸다. 좌완 김태훈이 불펜을 떠나 선발진에 합류했지만 김정빈이 든든하게 불펜진을 지켜줬다.
하지만 첫 실점 이후 실패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7월 한달간 평균자책점 12.38을 기록했다. 9월에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김정빈은 “잘 하려는 욕심이 너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워낙 초반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인터뷰 도중 김원형 신임 감독은 김정빈을 향해 “너의 능력이면 25홀드는 할 수 있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만큼 좋을 때 보여준 김정빈의 구위는 강했다. 하지만 마냥 아쉬워하는 것도 끝내야 한다. 그래도 올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 SK 마운드 재건에 힘을 보태야 한다.
일단 김원형 감독은 김정빈을 선발로 돌릴 계획을 하고 있다. 좌완 선발이 없기 때문이다. 김정빈은 “감독님과 면담을 했다. 선발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패스트볼 시속 147km~148km 던졌고, 평균 시속 144km정도 던지다가 후반에 시속 137km로 뚝 떨어졌다. 감독님은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다. 체력이 문제인데, 남들보다 체력 훈련을 많이 해서 선발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정빈은 제구가 흔들리면서 체력이 뚝 떨어졌다고 원인을 찾았다. 그는 “체력이 떨어진 것은 제구 문제인 듯하다. 중간에서 투구 수가 많았다. 남들은 13개 이내로 끊는데, 나는 20개 이상을 던진다. 그리고 또 던지려고 하니 체력이 버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악순환이었다.
그리고 그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김정빈은 “잘 될 때는 생각이 복잡하지 않았다. 안 좋더라도 안 좋은 대로 평소대로 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 과정에서 남의 것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또 힘이 드는데 무조건 세게 던지려다 보니 잘 안 됐다. 욕심이 너무 컸다”며 되돌아봤다.
김원형 감독과 새로 합류한 조웅천 코치 등 김정빈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올해 부족한 점을 김정빈 스스로 잘 찾았고 마무리 훈련 기간 열심히 보완하고 있는 만큼, 내년 시즌에는 SK 마운드에서 잘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