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 선수였던 걸 가슴 한켠에 새기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19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두산 선수단 앞으로 제주산 감귤이 도착했다.
선물을 보낸 주인공은 2016년을 끝으로 두산에서 은퇴한 오장훈(36)이었다.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그는 2009년 정식 선수가 됐다. 투수로 입단했지만, 타격에서 재능을 보였고, 2009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313), 홈런(14개), 타점(71타점) 3관왕을 달성했다.
![[사진] 오장훈이 보낸 귤과 편지 / 두산베어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11/19/202011191936774205_5fb68ca768129.jpg)
차세대 거포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2011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으로 옮겼다. 그러나 두터운 선수층에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5년 투수로 다시 보직을 옮겼다. 2016년 호주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지만 결국 그해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고향 제주도로 내려간 그는 가업인 감귤 농사를 시작했다. ‘홈런 농장’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그라운드 대신 감귤밭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선수들과의 인연은 이어졌다. 제주도로 놀러오는 롯데, 두산 선수들은 어김없이 ‘홈런 농장’에 방문한다. 오장훈도 매년 선수단에 귤을 보내며 자신이 못 다 이룬 꿈을 동료들이 이루기를 응원했다.
올 시즌 두산은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종료 후 김재호, 허경민, 정수빈, 최주환 등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FA) 선수가 되는 만큼 팀 내에서도 이번이 함께 뛰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있다. 오장훈 역시 한 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흩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응원의 선물을 보냈다.
공교롭게도 두산과 한국시리즈가 한창 진행 중인 NC 다이노스는 그의 마지막 1군 상대였다. 2015년 9월 3일 창원 NC전에서 15개의 공을 던져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귤과 함께 손편지도 함께 담겨 있었다. "제주농부 오장훈입니다.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여러분들과 함께한 5년이란 시간이 저에게는 참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항상 최고의 팀 베어스 선수였던 걸 가슴 한켠에 새기고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기적을 만들어 주시길 바라며 언젠가 제주에서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홈런 감귤 드시고 홈런 날리시길. V7 허슬두" /bellsto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