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다! 빵점이다!" 타율 꼴찌 풀타임 유격수 박찬호의 자기반성 [오!쎈 인터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11.23 10: 02

"망했다. 빵점이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25)에게 2020시즌은 아쉬움 뿐이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전 유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그러나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꼴찌 타율이었다. 141경기, 531타석에 들어서 2할2푼3리에 불과했다. 작년 도루왕(39개)이었으나 15개에 그쳤다. 장타율 2할7푼5리, 출루율 2할7푼6리에 불과했다.
타격이 워낙 부진하자 팬들에게서 눈총도 받았다. 가을 마무리 훈련지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박찬호도 워낙 부진한 타격 탓인지 시즌을 총괄해달라는 질문에 "망했다. 너무 못쳤다. 마음에 든 부분은 수비이닝과 경기수였다. 다치고 않고 끝까지 뛴 거 말고는 빵점이다"고 혹평을 내렸다. 

타격부진의 이유에 대해서는 "너무 많다. 시즌 중에 원인을 찾으려 노력했는데 그럴수록 늪으로 빠지는 것 같았다. 무릎이 안좋아 하체 운동을 못했다.시즌 초반부터 좀 불안했다. 근육으로 메워줘야 하는데 트레이닝을 못했다. 타격에만 너무 얽매여 하루종일 방망이를 잡았다. 올라올 기회가 사라졌다. 나중에는 체력까지 갉아 먹었다"고 말했다.  
타석에서 임기응변식 타격을 한다는 지적에 확실한 타격자세를 만들지 못한 점도 인정했다. 그는 "어릴 때 만들지 못해 아쉬웠다. 20살에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때 내 것을 확실하게 만들 시기인데 그저 살아남는 야구를 하다보니, 어떻게든 살아나야 한다보니,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결과를 쫓았다. 그래서 기본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마무리 캠프의 훈련 포인트도 하체강화이다. "기본적으로 틀을 만들기 위한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좋은 타격을 위한 몸을 만드는 과정이다. 모두 하체 위주의 훈련이다. 스커트 등 무게보다는 가동 범위를 넓히는 훈련을 복합적으로 한다. 기초의 틀을 다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양현종이 등판할 때 유난히 수비에서 실책이 나왔다. 박찬호도 미안함을 표시했다. 그는 "수비는 항상 잘해야 된다는 생각만 한다. 작년에는 현종 형의 어려운 타구를  많이 잡아주었다. 올해는 많이 미안했다. 한 두번이 아니었다. 카톡도 보내고 그랬다. 그때마다 '신경쓰지 마라. 잘해줄 때가 더 많다'고 하셨다"며 웃었다. 
내년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하체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다.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그런 경험이 있다. 군에서 체중도 늘리고 체력훈련을 열심히 했다. 제대하고 나서 방망이를 치는데 내가 치는게 맞나 싶었다. 타구 스피드와 힘이 확실히 달랐다.  그런 느낌이 나기를 기대해보겠다"고 희망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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